'샌프란의 봄' AI 훈풍 타고 스타트업 거점 재부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2.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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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역내 투자규모 634억달러
LA 등 타 도시보다 감소 폭 작아
탄탄한 기술업계 생태계 긍정적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기술 기업들의 연이은 탈출과 마약·노숙자 문제 등으로 '좀비 도시'라는 오명을 얻었던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인공지능(AI) 열풍 등에 힘입어 스타트업 본거지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데믹 기간 마이애미 등으로 떠난 기술 업계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AI 열풍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한번 기술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기간 기술업계 투자자들은 마이애미의 치안, 낮은 세금, 기술 친화적인 시장 등을 높이 평가하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벤처투자자 키스 라부야는 당시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엑스)에 샌프란시스코가 "모든 면에서 비참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엑스(옛 트위터) 본사 /로이터=뉴스1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엑스(옛 트위터) 본사 /로이터=뉴스1
어려움을 겪던 샌프란시스코는 정치인들이 도시 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AI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상황을 뒤집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634억달러(약 84조670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것이나 텍사스 오스틴, 로스앤젤레스(LA), 마이애미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낫다. 오스틴과 LA의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27%, 42% 줄었다. 특히 마이애미는 20억달러로 전년 대비 70% 급감했다.

WSJ은 AI 열풍으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재 채용이 늘면서 스타트업들이 기술업계 생태계가 구축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생활비 등의 압박에 못 이겨 샌프란시스코를 떠났지만, AI 인기로 기술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생태계가 탄탄하게 구축된 이곳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벤처기업 CRV의 파트너이자 미 스프레드시트 애플리케이션(앱) 스타트업 에어테이블의 이사회 멤버인 맥스 가저는 WSJ에 "(기술업계의) 두뇌는 여기에 있다"며 기술 기업이 AI 혁신 속도를 고려한다면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의 진보적 정치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일론 머스크도 지난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와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 운영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기간 LA, 뉴욕, 마이애미 등으로 사무실을 옮겼던 핀테크 스타트업 브렉스도 투자자 측 요구에 따라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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