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들썩였던 SK하이닉스·삼성전자, 다시 주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2.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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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강세를 보였던 SK하이닉스 (236,500원 0.00%)삼성전자 (81,500원 ▼100 -0.12%) 주가가 주춤했다. 전날 주가가 상승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1700원) 내린 14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장 중 15만3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3%(4500원) 넘게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0.68%(500원) 하락한 7만3300원에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역시 전날 1% 이상(1000원) 상승한 7만3800원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인 것과 반대의 움직임을 나타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AI 반도체 회사를 위해 100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소식 등으로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목받으며 주가가 들썩였다.



엔비디아는 알파벳(구글)을 제치고 시총 3위로 올라섰는데, 이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88% 상승세를 나타낸 엔비디아 주가는 오는 22일(한국시간) 1분기 실적 발표와 실적 가이던스(추정치)가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 엔비디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각각 전년 대비 235% 증가한 202억달러(약 27조원), 25% 늘어난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뉴스1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년간 AI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AI 반도체 공급 업체는 극히 제한돼 있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엔비디아와 겨룰 AI 반도체 회사를 키우겠다며 1000억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판을 키우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 GPT를 만든 오픈AI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만약 손 회장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AI 산업의 지형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엔비디아의 실적이 기대치보다 떨어질 경우 증시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11% 폭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는 YTD(연초 대비) 상승률이 50%를 넘는 등 기대감이 반영돼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적이 잘 나오더라도 셀 온(호재 발표에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는 것)이 나오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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