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SW인력 복정동·판교로...인재 끌어모은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강주헌 기자, 임찬영 기자, 김도균 기자 2024.02.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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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SW인력 복정동·판교로...인재 끌어모은다


현대차그룹이 남양연구소 내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인력을 재배치한다. 서울시 송파구 복정역 근처와 성남 판교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21일 부동산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남양연구소 내 SW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연구소 조직개편을 통해 SW 개발을 전담할 AVP(차세대자동차플랫폼) 본부를 신설했는데, 해당 본부 소속의 일부 리서치랩(각 부품, 기술별로 해당 영역 선행 연구하는 조직)이 재배치 대상이다.

첫번째 재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은 서울시 송파구 복정역 근교다. 복정역 주변은 현재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건설이 수주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부지를 후보지로 올려 놓고 있다.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구역은 22만㎡ 규모다. 연면적 100만㎡의 업무·상업 등 복합시설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복합시설 부지에 연구단지를 조성해 남양연구소 AVP 인력 일부를 이전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또 다른 후보지는 네이버가 사용하고 있던 판교 테크원타워다. 판교 테크원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4 소재로 대지면적 1만3352.10㎡, 연면적 19만7236.69㎡규모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이 임차 중인 판교 테크원타워 공간에 대한 전대 입찰을 진행했고, 현대차가 낙찰받았다. 현대차그룹은 AVP 소속 인력 일부를 이곳으로 재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개발자들이 강남이나 판교가 아니면 오지 않으려 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남양연구소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해 있어 AI 등 개발자 채용이 불리한 측면이 있다. 이들 조직을 연구소에서 떼 내 서울과 판교지역으로 이전시키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자들은 커리어를 위해 강남이나 판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AI 등 SW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의 의중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 사장은 지난 1월 2024 CES에서 현대차그룹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략을 설명하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가 따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SW 중심으로 바꾼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SW와 HW 개발을 따로 가겠다는 의미"라고 했고 이후 실제로 남양연구소 조직을 SW 중심의 AVP본부와 HW 중심의 R&D본부로 재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분리와 조화라는 유연성 있는 연구집단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내부적인 주문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W가 그룹의 미래 결정"...글로벌 인재 끌어모으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SW 연구개발 인재를 끌어 모으려는 이유는 SW 역량이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SDV를 넘어 모든 모빌리티가 자동화, 자율화되는 시대에 맞춰 인적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SW 개발 인력을 꾸준히 뽑아 왔다. △인포테인먼트 △전자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R&D 분야 소프트웨어 경력 개발자를 매월 상시 채용을 통해 모집하고 있고 관련 기술 경력자들도 계속 영입했다.

현대차그룹 내 SDV사업을 이끄는 포티투닷의 인재채용은 보다 공격적이다. 포티투닷 내부에는 '리크루팅'을 전담하는 인력이 존재한다. 이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채용까지 도맡아 포티투닷의 인재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이 조직을 통해 포티투닷은 테슬라,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 미 본사 등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다수 데려왔다.

전방위적으로 끌어모은 SW 인력으로 현대차그룹이 준비하는 것은 우선 SDV로의 전환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SDV는 SW로 하드웨어(HW)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로 SW가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 편의기능 등 모든 것을 규정한다. SDV 전환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SW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CES에서 현대차그룹은 SDV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 SDx (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목표하는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 없이 연결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SDV와 플릿(fleet, 운송/물류/유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차량 그룹)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다. 이후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SDx의 목표다.
정의선 회장은 이와 관련,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보다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했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 역시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SDx가 현실화된 스마트시티의 청사진 역시 2년 전 공개됐다. 현대차가 그리는 이상적인 미래 도시 콘셉트인 'HMG 그린필드 스마트시티 마스터 모델'은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활용한 물류, 친환경 에너지 시설 등 주요 인프라는 지하에 위치해 지상을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했다. AAM(미래항공모빌리티)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고 PBV는 도로 위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두 종류의 스마트 모빌리티는 미래도시 전역에 설치될 Hub와 연결돼 모빌리티 생태계를 형성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송 사장에게 큰 힘을 실어주며 SW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송 사장이 내놓는 결과물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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