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에코프로비엠, 코스피 간다는데…먼저 간 기업 21% '털썩'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2.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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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9500원(3.89%) 상승한 25만3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세에도 지난해 7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58만4000원)과 비교하면 56.9% 하락했다.20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9500원(3.89%) 상승한 25만3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세에도 지난해 7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58만4000원)과 비교하면 56.9% 하락했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부진에 빠져 헤매고 있다. 지난해 악화한 실적을 보인 데 이어 시장 전망까지 어두워져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에코프로비엠이 내놓은 '코스피 이전상장' 카드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 (236,000원 ▲2,000 +0.85%)은 전 거래일보다 9500원(3.89%) 상승한 25만3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세에도 지난해 7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58만4000원)과 비교하면 56.9% 하락한 수준이다. 고점을 찍고 우하향을 지속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2월 1일~2월 19일) 개인 투자자는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74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도 227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 홀로 993억원어치 주워 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주가 하락은 미국 정부가 전기차 전환 정책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2032년까지 '판매 차량 중 전기차 비중 67% 달성' 이라는 목표를 유지하되, 배출가스 기준 강화 시점은 2027년에서 2030년까지 늦추기로 했다.



2차전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고평가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은 "양극재 업체들부터 시작된 과대평가가 전해액과 일부 신생 셀 업체까지 확산한 상황으로, 버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고평가 업체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실적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4.5% 줄어든 1조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4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면에서 모두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에코프로GEM 공장 내부 모습/사진제공=에코프로경북 포항에 위치한 에코프로GEM 공장 내부 모습/사진제공=에코프로
올해도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이 예상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9.8% 하락한 1조원이다. 영업손실은 131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손실률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업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에코프로비엠은 반전 카드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택했다. 지난 7일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실적발표회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의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상장을 통해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을 늘리겠다는 포부다. 다만 앞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염려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로 이사한 2차전지주 포스코DX (40,250원 ▼950 -2.31%), 엘앤에프 (157,000원 ▲2,800 +1.82%)는 올들어 21.70%, 21.52%씩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전 상장' 이슈가 기업의 단기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지속 상승을 뒷받침하진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고한다. 단기적인 모멘텀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성과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이전 상장 초기에는 주가 상승을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상장 후에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주가 하락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가시화된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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