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5%대 중반 '완판, 완판, 완판'…개미들 "대박이다" 달려간 곳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2.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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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5%대 중반 '완판, 완판, 완판'…개미들 "대박이다" 달려간 곳은


회사채 완판 행렬이 이어진다. AAA급부터 BBB+ 등급까지 모두 모집 물량을 채우며 흥행에 성공한다.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기관, 개인 투자자들이 안정성이 높은 회사채에 눈독을 들인 영향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투자증권(AA), KB금융지주(AA-), 롯데웰푸드(AA-), HD현대(A), 대한항공(A-)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오는 21일엔 현대백화점(AA+), 제주은행(A+), 하이트진로(A+), 한국콜마(A), 롯데손해보험(A-) 등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년물 4%대 후반, 5년물 5%대 중반에서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안정성이 장점인 금융채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제주은행은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금리는 4.9%~5.65%를 제시했다. 롯데손해보험도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금리는 6.2~6.8%대로 제시했으며 12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분 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시작되며 투자 수요가 늘어나서다. 향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매매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도 주된 이유다. 개인 투자자들은 제로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년 이후 채권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예적금보다 최소 2~3% 높은 회사채 금리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은 4조5000억원으로 동월 기준 2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요예측 금액도 9조4700억원으로 지난해 1월(4조655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전날(19일)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이 목표액을 뛰어넘는 자금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KT (34,500원 ▲400 +1.17%)(AAA)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2000억원의 9배에 달하는 1조8100억원을 모았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6200억원,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69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5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번 주관사단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다.


에코프로(A)도 흥행에 성공했다. 1200억원 모집에 359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고 1.5년물 1630억원, 2년물 196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오는 27일 발행 예정인데 최대 2500억원의 증액 발행도 검토 중이다. 이 외에도 한화투자증권, 두산에너빌리티, 오일허브코리아여수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만큼 향후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한 보험사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문이 이어지며 예정액을 2배 웃도는 자금이 쏠린 경우도 있는 만큼 회사채 투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큰손 개인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증권사들이 수요예측 당일 채권을 매집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채권 개인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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