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안좋다는데, 수익률은 상위... 증권 ETF 잘나가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2.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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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안좋다는데, 수익률은 상위... 증권 ETF 잘나가는 이유?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탓에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승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PF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정부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정책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며, 예상대로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증권 (4,880원 ▼95 -1.91%)' ETF는 올해 들어서만 18% 올라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안에 들었다. 이외에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증권 (6,925원 ▼115 -1.63%)'도 13%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국내외에서 부동산 부실이 확대되자 충당금을 대거 쌓기 시작했다. 이에 다수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TIGER 증권과 KODEX 증권이 모두 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 (7,480원 ▼150 -1.97%)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해 100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키움증권 (119,300원 ▼5,700 -4.56%)(영업손실 2770억원), 대신증권 (14,560원 ▼30 -0.21%)(영업손실 74억원), 삼성증권 (36,200원 ▼300 -0.82%)(영업손실 28억원) 등도 모두 같은 기간 적자 전환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미래에셋증권 등 4개 종목은 모두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올해부터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올해 들어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각각 22%, 18% 상승했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1%, 8%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권업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PF 리스크를 증권사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채무보증이나 대출채권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부실화돼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본과 현금, 예치금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로 불거졌던 PF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저PBR 정책 수혜도 받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의 평균 PBR을 분석한 결과 0.5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이면 저평가주로 인식된다. 여기에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고,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주당배당금(DPS) 2200원을 공시해 연간 배당 성향 35%를 유지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이외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추진되고 있고,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1400만 주식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증권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산업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한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예정돼 시장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고, PF 이슈 해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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