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 1만 5800명 가입한 '초기업노조' 출범…"더 커진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2.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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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초기업노조)가 19일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초기업노조)가 19일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삼성 4개 계열사의 노동조합을 통합한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출범했다. 삼성 내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비슷한 규모로, 계열사 간 통합 노조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첫 선언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와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한다. 삼성전기는 오는 5월 참여 예정이다.



초기업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모두 1만 5800여명이다. 삼성전자 DX 임직원이 6100명, 삼성화재가 3400명, 삼성디스플레이가 41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2200여명이 참여했다. 삼성전기(2100명)가 참여하면 총 1만 8000여명으로, 전삼노의 조합원 숫자(1만 7000여명)보다 많다.

초기업 노조의 주 요구사항은 계열사별로 독립된 임금 교섭에 나서는 것이다. 초기업 노조는 그간 삼성 계열사들은 통일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단체 교섭이 이뤄졌으며, 그 결과 각 계열사의 실정에 맞지 않는 교섭안이 제시돼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지적하는 가이드라인은 삼성전자의 임금 인상률이다. 삼성전자의 결정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의 임금 수준이나 처우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같은 기간 5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나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2조 3573억원)을 낸 삼성화재 등 계열사는 개별적으로 교섭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홍광흠 초기업 노조 총위원장은 "초기업 노조의 목표는 각 계열사별로 독립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공식적인 공동 요구안을 만들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 컨트롤타워와 면담을 요구할 계획도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보다 규모가 더 불어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초기업노조에 참여하는 주요 지부의 노조 조직률(전체 조합원을 조직 대상 노동자로 나눈 값)은 20% 수준으로, 전삼노(14%)보다 높다. 홍 위원장은 "노조 없는 계열사에서 뜻 있는 분들이 나서면 지부 설립을 도와드리고 교섭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업 노조는 이후에도 전 계열사가 지난해와 변동 없는 임금인상률을 제시받는다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삼성 직원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라며 "예년과 다름없이 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을 때는 행동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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