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시장 강타할 빅 이벤트…FOMC 의사록도 주목[이번주 美 증시는]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2.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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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시장 강타할 빅 이벤트…FOMC 의사록도 주목[이번주 美 증시는]


미국 증시는 지난주 연이은 인플레이션 충격에 5주 연속 랠리에 마침표를 찍고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하락이 두드러져 나스닥지수가 1.3% 떨어졌고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도 0.4%와 0.1%씩 약세를 나타냈다.

이번주에는 올들어 AI(인공지능) 수혜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증시가 2주일째 조정을 이어갈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이 증시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실적을 통해 AI 수혜주들의 급격한 주가 상승이 정당했는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21일 장 마감 후에 회계연도 2024년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실적을 발표한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엔비디아는 올 1월말까지 3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237% 급증한 203억7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00% 늘어난 4.59달러로 전망된다.



회계연도 2025년 1분기(올 2~4월)에 대해선 전년 동기 대비 208% 급증한 221억2000만달러의 매출액과 359% 늘어난 5달러의 조정 EPS를 가이던스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 차익 매물 출회될 수도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올해 들어 한달 반 동안 주가가 46.6% 급등했다. 이 때문에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면 실망감에 차익 매물이 쏟아질 수도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투자자들이 실망한다면 그 타격은 엔비디아 한 종목에 그치지 않고 올들어 폭등세를 보인 AI 수혜주에 광범위하게 퍼지며 증시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


웰스 인핸스먼트 그룹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아야코 요시오카는 CNBC에 "현재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다소 높다"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전망치를 약간 상회하더라도 주가는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NBC가 팩트셋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6일 엔비디아의 옵션 내재 변동성은 약 10%에 달했다. 옵션 내재 변동성은 옵션시장에서의 거래를 바탕으로 실적 발표와 같은 주요 이벤트시 주가가 얼마나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요시오카는 "엔비디아 주가가 11%나 15%가량 하락한다면 전반적으로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며 "게임에서 좋은 말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타격인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20일 개장 전에는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홈디포가 실적을 발표하고 20일 장 마감 후에는 사이버 보안업체인 팔로 알토 네트웍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21일 개장 전에는 서버 냉각장치 등을 제조해 AI 수혜주 중의 하나로 주목 받아온 버티브 홀딩스와 반도체회사인 아날로그 디바이스가, 장 마감 후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전기차회사인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전자상거래 업체인 엣시가 실적을 발표한다.



22일 개장 전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가, 장 마감 후에는 핀테크 플랫폼인 블록이 실적을 공개한다. 23일 개장 전에는 미디어기업인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실적이 나온다.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치
경제 데이터로는 21일에 공개되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주 예상치를 웃돈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발표되기 전 FOMC에서 논의된 내용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경로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에 대해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주목된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지난주 CPI와 PPI 발표 후 크게 후퇴했다. 이제는 오는 5월 금리 인하 전망조차 30%대 초반으로 줄었고 6월에야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75%가량으로 대세가 됐다. 연초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6월로 연기된 것이다.



현재의 고금리 환경이 연장될수록 이미 많이 오른 미국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시의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매력적인 채권수익률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달아 예상치를 웃돌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4.3%에 근접하면서 채권이 투자자들에게 다시 매력적으로 비쳐지기 시작했다. 이는 채권은 물론 MMF(머니마켓펀드)에 적립된 자금이 쉽사리 증시로 이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윌셔 어소시에이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쉬 에마뉴엘은 외생적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주식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리스크에 익숙해진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가 시장을 강타하는 진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리스크 발생으로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늘어 국채수익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9~10%의 자본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에는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과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리사 쿡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경제지표로는 20일에 1월 경기선행지수, 22일에 2월 S&P 서비스업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및 1월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각각 발표된다.



한편, 19일 월요일은 대통령의 날로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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