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이강인 싸워서 모든 것 무너졌다" 헤어초크 코치, 클린스만 이어 선수 탓 '2탄' 망언... '유유상종'에 팬들 '분노 폭발'

스타뉴스 박재호 기자 2024.02.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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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AFPBBNews=뉴스1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AFPBBNews=뉴스1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사진=뉴스1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사진=뉴스1
'유유상종'이다.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에 이어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수석코치도 '선수 탓하기'에 동참했다. 과거 클린스만 감독의 '인맥'에 뿌듯해하던 인터뷰도 재조명되고 있다.

17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에 따르면 헤어초크 코치는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손흥민, 이강인 충돌에 대해 "격렬하고 감정적인 싸움이었다"고 떠올리며 "단 몇 분 만에 우리가 몇 달 동안 힘들게 쌓아 올렸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실패가 선수 간 충돌에서 비롯됐다는 헤어초크의 말은 무리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에서 졸전 끝에 0-2로 패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로 평가되던 한국이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며 패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장담했던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축구대표팀의 도전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대표팀이 해산한 뒤 내부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14일 영국 '더선'은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며 "이는 한국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요르단과 대회 준결승전을 앞두고 저녁 식사에서 벌어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어 "어린 선수 중 일부는 탁구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었다. 하지만 이를 본 주장 손흥민이 불만이 있었다. 식사 자리는 팀 결속의 기회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연예 매체는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자 이강인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손흥민은 피할 겨를도 없이 얼굴을 맞았다며 당시 상황이 심각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이강인(가운데). /사진=뉴시스이강인(가운데). /사진=뉴시스
이강인. /사진=뉴시스이강인. /사진=뉴시스
헤어초크 코치는 대표팀 주요 선수의 분쟁이 한국이 아시안컵 4강에서 패한 이유라고 꼬집은 것이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도 아시안컵 실패 요인으로 "팀 내 불화 문제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선수 탓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순간의 저녁 식사 충돌보단 클린스만 감독의 대회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무전술, 무전략, 코치진의 선수단 관리 실패가 아시안컵 실패 요인이라 보는 것이 더 설득력있다. 감독과 코치 모두 남 탓하는 '유유상종'인 격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은 아시안컵 내내 지적됐다. 3승을 당연하게 여겼던 조별리그에서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겨우 비기고 E조 2위(1승2무)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8강에서 호주를 연장 접전 끝에 잡았지만 뒤처진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계속 제기됐다. 결국 요르단과 4강에서 졸전 끝에 비기며 탈락했다.


더욱이 한국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해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좋은 무기'를 가지고도 이렇다 할 전술 없이 선수들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최악의 경기력은 대회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위르겐 클린스만(가장 오른쪽)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위르겐 클린스만(가장 오른쪽)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왼쪽) 코치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안드레아스 헤어초크(왼쪽) 코치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시스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시스
클린스만 감독의 1년 남짓한 재임 동안 부진한 경기력, 전술적 부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 국민 정서를 대놓고 무시하는 듯한 근무 태도도 부임 초기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상주 약속을 어기면서 대표팀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K리그 선수들 파악도 게을리했다. 대신 유럽파 한국 선수들을 살펴본다는 명목으로 유럽 각지를 떠돌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행사, 유럽 방송사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헤어초크 코치도 마찬가지다. 차두리 코치에게 K리그 파악만 남겨둔 채 고국 오스트리아에 상주하며 대표팀 경기만 있을 때만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으로 들어왔다. 특히 한국의 아시안컵 탈락 직후인 15일 바이에른 뮌헨과 라치오의 UCL 16강 1차전 해설을 맡아 더욱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원래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일했다고 하지만 한국 수석코치 재임 때 K리그 탐색은 뒷전으로 했던 행보 때문에 더욱 큰 비난을 샀다.

헤어초크 코치의 과거 인터뷰 내용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90MIN 오스트리아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유럽파 한국 선수들을 보러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만나러 갈 때 쉽다. 어떤 팀이든 라커룸 문 앞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저 혼자 갔었다면 절대 허용되지 않는 일이다"라고 클린스만 감독의 '인맥'을 추켜세운 바 있다. K리그 파악은 등한시하고 감독과 함께 유럽파만 보러 다닌 것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당시 헤어초크는 "난 유럽 선수들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저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제가 언제든 연락을 하라고 말한다. 유럽 내에선 2시간이면 어느 곳이든 갈수 있기 때문이다. 코치로서 일뿐만 아니라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중간 역할을 해야 하기도 한다. 경기, 스포츠와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 모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당시 한국에 대해 "한국은 매우 '우호적'인 나라다. 또 매우 깨끗한 곳이다. 큰 편안을 가져다 준다. 유럽의 사고방식과 다르다. 그들은 강도 높은 노동력으로 하루 12~15시간씩 일하는 나라다. 선수들도 축구에 매우 집중하며 야망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입장문을 통해 경질이 공식 발표됐다. 이날 정몽규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팬, 축구미디어 등 많은 분들에게 실망시켜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 대한축구협회를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대한축구협회와 저에게 가해지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아시안컵을 마치고 대표팀 경기 참가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다. 전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논의했고, 오늘 대한축구협회 임원진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평가가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종합적으로 논의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 이유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능력을 이끌어내는 경쟁력과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국가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를 얻어 그 에너지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다.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 하지만 논의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과 태도가 국민들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도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있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축구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할 때다. 대한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꾸려나가기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장을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정우영, 이강인, 설영우. /사진=뉴시스(왼쪽부터) 정우영, 이강인, 설영우. /사진=뉴시스
이강인(왼쪽). /사진=뉴시스이강인(왼쪽). /사진=뉴시스
손흥민, 이강인 등 대표팀 선수들 충돌에 대해선 "선수단 내부 문제가 있어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이 있었다. 한 달이 넘는 긴 단체생활과 육체적, 정신적 어려운 경기를 치러 예민해진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향후 대표팀 운영에 있어 중대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향후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관리에 대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비슷한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이번 대회 관련해 국민들에게 실망과 염려를 드려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클린스만 경질 책임에 대해선 "종합적인 책임은 대한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조금 자세히 분석한 뒤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위약금에 대해선 "클린스만 감독과 해지 상황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 혹시라도 재정적인 부담이 생긴다면 축구협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 전력강화위원회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 이번 기자회견 이후 논의한 뒤 구성하겠다"며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해선 일정 등 그 부분에 대해서 상의하지 않았다.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속히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실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벤투 감독의 경우 높은 순위의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부했고 이후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후보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졌다가 전력강화위원장이 유력 후보 5명을 정했다. 유력후보 5명에 대한 인터뷰가 오갔고, 1~2번 순위 후보에 대한 면접도 진행했다. 그 이후 클린스만 감독을 결정했다. 제 연임에 대해서 다들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2018년 총회에서 4연임을 제한으로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대답하겠다"고 설명했다.

고개 숙이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회장. /사진=뉴시스고개 숙이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회장.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시스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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