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이사 후보 추천할 것"…주주활동 기어 올린 트러스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2.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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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이사 후보 추천할 것"…주주활동 기어 올린 트러스톤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경영참여를 예고했다. 이사회 진입을 통해 회사 영업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것. 그동안 태광산업을 겨냥해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준 트러스톤이 이제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은 16일 태광산업 지분 5.80% 보유목적 변경 공시를 통해 다음달 열리는 태광산업 정기주주총회에 자신들이 추천하는 이사 후보를 올리는 주주제안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놨다. 트러스톤은 "2월 중 법적 시한 내에 주주제안을 통하여 이사 후보자를 제안하고자 한다"며 "제안된 후보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여 회사의 영업상황 개선 및 이사회 중심경영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회사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 같은 의지는 태광산업 지분 보유목적 변경 문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트러스톤은 변경 전인 지난해엔 보유 목적과 관련해 "장래에 태광산업에 경영권 영향 목적 관련 행위를 하고자하는 의도가 있으나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면 지체없이 정정공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공시에선 이 문구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에 해당하는 각호 사항(이사 및 감사의 선임과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등)에 대해 주주로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바꿨다.



다각도에서 태광산업에 영향을 미친 트러스톤의 주주활동이 경영참여 자체로 옮겨가는 셈이다. 그동안 트러스톤의 요구가 모두 통했던건 아니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선 1주당 1만원 현금배당과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 자사주 취득 등의 주주제안을 냈지만 모두 부결됐다.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의 지분 격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의 지분율은 29.48%이며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지분율은 54%가 넘는다.

하지만 의견이 관철된 경우도 있었다. 2022년 태광산업은 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의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했지만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소액주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에 반대했다. 결국 태광산업은 증자 불참을 공식화했고 이에 트러스톤은 "현명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태광산업이 ESG경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하고 신임 경영진을 임명하자 "엄중한 경제상황과 회사 영업위기 상황에 이사회 중심경영을 표방하고 인적 쇄신의 의지를 보여준 을 환영한다"고도 했다.

트러스톤의 이번 이사 후보 추천 예고에 따라 다음달 정기 주총에서 트러스톤과 태광산업의 표 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측의 주주제안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이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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