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지주사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자 일회성 테마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지주사 종목만 20년 넘게 파고든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의 생각은 달랐다. 지배구조 개선정책이 지배주주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포괄하고 있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그간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지주사주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https://thumb.mt.co.kr/06/2024/02/2024021517563614925_1.jpg/dims/optimize/)
이후 10년간 지주사주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지주사 업종에서 유독 지배주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반주주 이익을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탓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주주 일가가 자신들이 소유하는 계열사를 설립해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크게 훼손됐다.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한 상황에서 일반 주주는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반전됐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본격적으로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를 근절하고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자사주의 보유·처분 공시가 의무화되면 이사회가 견제와 감시라는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그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지주사들의 주가 상승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저PBR 기업들이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릴 수 있게 유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당국에서는 기업가치 제고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주주가치를 끌어올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수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역설적으로 그간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지주사가 정부 정책을 마중물 삼아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