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낮추고, 포장 바꾸고"…주류 업계의 이유있는 변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2.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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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사진=뉴스1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사진=뉴스1


주류업계가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주요 상품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포장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리뉴얼(개편)에 나섰다. 뒷걸음질 치고 있는 주류 업계 영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수 낮추고, 포장·상표 리뉴얼…전략적 변화
17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소주 참이슬의 전면 리뉴얼을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알코올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0.5도 낮춘 점이다. 소비자의 저도주 선호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대표 주류업체인 대선주조는 '대선'의 상표와 패키지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이는 제품의 주목도를 개선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시도로, 부산의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색상과 대선의 시그니처 파도 로고를 새롭게 적용했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고객과 대선이 쌓았던 소중한 추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참이슬 후레쉬' 자료사진./사진=하이트진로'참이슬 후레쉬' 자료사진./사진=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1분기 중 소주 처음처럼의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 9월 소주 '새로'를 출시해 저도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저도주 제품 수요가 늘면서 새로는 연매출 1000억원대 이른바 '메가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구체적인 리뉴얼 방향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주류 업계에선 저도주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주 시장의 변화도 눈에 띈다. 오비맥주는 이달 초 '카스 라이트' 포장 리뉴얼을 진행했다. 새 디자인은 '가볍다'는 느낌을 보다 더 직관적으로 깔끔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맥주 '크러시'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기존의 맥주 제품과 비교해 독특한 병 디자인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전략적 변화"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의 이유있는 변신…소비자 입맛 맞추고 영업실적 개선
주류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요구)에 맞추면서도, 영업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다. 일각에선 저도주 제품이 확대 되는 배경이 원료 비중을 낮춰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소주의 원료인 주정(酒精) 양이 줄어들 수록 제조 단가가 낮아진다. 통상 소주 도수를 0.1도 낮추면 한 병당 주정값 0.6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트진로가 이번에 참이슬 도수를 0.5도 가량 낮춘 것을 단순 계산하면 병당 단가를 3원 가량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주요 주류 업체들은 영업이익이 역성장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5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39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이 기간 5.5% 감소했다. 다른 주류업체들도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판매 관리비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 절감과 함께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주류 업계는 불황에 대비해 점차 마케팅 비용도 줄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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