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국영TV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당선되길 원하냐는 질문에 "(나의 선택은) 바이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더 경험이 많고, 예측 가능한 구식 정치인"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건강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3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는 그런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바이든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푸틴은 현재 71세로 바이든(81세)보다 10살, 트럼프(77세)보다 6살 어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뉴스1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적극적인 입장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 영토 탈환과 관계없이 즉각 전쟁 종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이 올 11월 미국 대선을 우크라이나 전쟁 승패의 중대 갈림길로 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러시아에 적대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동맹국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꺼리는 점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비 분담액을 늘리지 않으면 나토 동맹이 공격을 받더라도 보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유세에선 "국방비 증액이 미진한 동맹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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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당시 미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민주당 대선캠프와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해 트럼프의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을 유출했다고 봤다. 이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 대선개입 책임을 물어 러시아를 제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러시아와의 내통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국제사회 공적인 푸틴 대통령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인들에게 "러시아 입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을 다루는 것이 훨씬 쉽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