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거취는 침묵, 불화설은 빠른 인정…"축협 각성해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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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이강인 모습. /사진=뉴스1지난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이강인 모습.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 대한축구협회가 선수들 간 불화는 빠르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패배의 책임과 비난 화살을 선수들에게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한국 시각) "손흥민이 준결승전 전날 일부 선수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이강인 등은 저녁 식사 이후 탁구를 하겠다며 자리를 일찍 뜨려고 했고, 손흥민은 이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다시 자리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양측 사이 언쟁이 과열되면서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

실제 손흥민은 지난 7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오른손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섰다. 소속팀 복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협회는 곧바로 선수들 간 갈등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아시안컵 탈락에 대한 책임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협회가 팀 불화에는 빠른 인정을 보이자 선수들 뒤로 숨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3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0대2로 패배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씁쓸히 퇴장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클린스만 감독 사퇴 여론이 형성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은 지난 13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제5차 임원 회의에 불참하는 등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도 축구협회를 비판했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일개 무능한 감독 하나가 이 나라를 깔보고 나라의 국격을 무너뜨리는 터무니 없는 행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며 "세계적인 선수들 데리고 아시아 축구 4강에 만족할 것 같으면 왜 엄청난 돈을 주고 외국 감독을 선임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패인을 감독 무능이 아니라 선수들 내분이라고 선전하는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각성하라. 그것도 너희들이 선수 관리를 잘못한 책임 아니냐. 모든 책임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져라"라고 일갈했다.

협회 임원진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다. 정 회장은 오는 15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 사항을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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