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달 1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4.01.19.
해외 '양육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양육비 대지급을 시행해 양육비 회피가 애초에 불가능한 사회문화를 만들고 있다. 양육비 채무가 국가에 대한 채무로 이전되면서 국가가 부모 대신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양육비 채무를 징수하고 있는 것. 이들 국가는 세금으로 양육비를 대신 지급한 후엔 개인의 책임 회피로 다른 국민이 부담을 떠안지 않게 채무자의 모든 자산을 추심해 상환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1996년부터 양육비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사회보험청이 대신 양육지원금을 대지급한다. 특히 홀로 자녀를 입양하거나 보조생식기술을 통해 출산하는 등 양육비를 지급할 부모 한쪽이 없어도 양육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국가가 순수하게 지원하는 셈이다. 온라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6주 이내에 대지급 여부가 결정되고 10일 이내 자녀 연령에 따라 월 1673~2223스웨덴 크로나(21만1500원~28만원)가 지급된다.
핀란드도 2008년부터 아동양육비 지원법을 통해 사회보험기관인 켈라(Kela)가 대신 양육비를 선지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웨덴처럼 아동에 대한 양육비를 지급할 부모가 아예 없는 경우에도 양육비를 지급한다. 동성부부 사이 출생한 아동이 부모와 법적 관계가 성립되지 않고, 친모의 여성파트너가 아동을 입양한 상태가 아니어도 양육비가 지급될 수 있다. 켈라의 기준 양육비는 월 210유로(30만원)이며 온라인으로 법원의 양육비 지급 결정문을 첨부하면 된다.
핀란드의 켈라는 추후 체납된 양육비뿐 아니라 연체 이자까지 회수한다. 매월 지급해야 하는 미래의 양육비도 회수 대상이 된다. 지급된 양육비에 대한 권리는 핀란드 국가연금기관으로 이관되며 정해진 기한 내에 미지급된 양육비를 내지 않으면 즉시 강제이행을 통해 회수한다. 다른 채무와 달리 아동 양육비는 최우선 변제 채무로 분류되기 때문에 상당한 사유가 아닌 한 압류 절차가 지연되는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