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국가정보원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한국인 사이버 범죄 조직에 판매한 북한 IT 조직원의 신원을 비롯해 사이트 개발·판매·운영 실태 전반을 파악하고 관련 사진과 동영상 등을 입수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 '경흥정보기술교류사'가 이번 범죄에 가담했다. 경흥정보기술교류사는 조선족 대북 사업가가 소유·운영하는 중국 단둥 펑청 소재 '금봉항 복식유한공사'라는 의류 공장의 기숙사에 근거를 두고 활동했다.
/자료제공=국가정보원
한국인 범죄조직들은 북한 조직의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 비용이 한국·중국 개발자에 비해 30~50% 저렴하고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북한인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거래를 계속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흥 조직원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 건당 5000달러(약 670만원)에 유지 보수 명목으로 월 3000달러(약 401만원)를 받았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추가로 월 2000~5000달러를 받았다.
경흥은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준 후 유지 보수를 하면서 관리자 권한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베팅을 자동으로 해주는 '오토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심어 회원정보도 탈취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성명, 연락처,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 탈취 건수는 1100여건에 이른다. 경흥은 이들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판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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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2023년 발표한 '불법도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도박 매출(이용자 기준)은 2019년 81조5474억 원에서 2022년에는 102조7236억 원으로 3년 만에 2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국내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도박 범죄의 배후에 북한이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국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