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것 보여" 치매와 비슷한 섬망, '이때' 나타나면 사망 위험↑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2.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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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 보여" 치매와 비슷한 섬망, '이때' 나타나면 사망 위험↑


고관절 골절 환자 중 수술 전 섬망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수술 후 섬망이 발생한 환자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활동량이 줄어 심폐 능력이 약해지고 사망위험이 커지는데, 섬망이 발생하는 시기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남광우 의정부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382명 중 수술 전과 후에 섬망을 겪은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 요인과 임상 결과를 비교 분석해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Medicine(Baltimore))에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총 150명(39.3%)에게 입원하는 동안 섬망이 나타났다. 수술 전 67명, 수술 후에는 83명이 섬망을 경험했다. 수술 후 2년 생존율은 섬망이 나타난 시기에 따라 갈렸는데 수술 전 섬망을 겪은 환자는 2년 생존율이 62.7%로, 수술 후 환자(78.3%)보다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분석에서 수술 전 섬망이 나타난 환자는 수술 후 섬망 환자보다 △나이가 많고(평균 85.1세 vs 평균 80.8세) △뇌졸중 과거력이 있고 △입원부터 수술 전까지 기간이 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특성이 사망위험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남 교수는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발견은 수술 지연과 수술 전 섬망 사이의 연관성"이라며 "수술이 지연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감염성 합병증, 욕창이 발생할 수 있다. 외과 의사는 수술 지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섬망은 질환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뇌에서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 헛것을 보는 '환시' 사람, 날짜, 장소를 헷갈리는 '지남력 장애' 공격적·충동적 행동 등이 나타난다.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치매와 동일한 점이 많지만 섬망은 갑자기 발생해 대부분 1~2주 내 증상이 회복되는 차이가 있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가족이 간호하거나 날짜와 장소를 수시로 알려주고, 조명 등 외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 등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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