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율 딱 맞춰서 한 캔에"…주목받는 'RTD 하이볼' 열풍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2.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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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주목받는 주류업계 트렌드, 하이볼 인기 RTD제품으로 이어갈듯

"비율 딱 맞춰서 한 캔에"…주목받는 'RTD 하이볼' 열풍


하이볼의 인기가 RTD(레디투드링크, 즉석음용음료)로 옮겨 붙었다. 주요 주류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생)의 구매 성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볼 캔 제품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직접 위스키·소주 등과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방식에서 더 저렴하고 편리한 RTD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저도수의 다양한 맛, 하이볼 인기 계속된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볼 RTD는 지난해부터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주류 소비 성향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위스키가 주목을 끌었고 하이볼까지 관심을 받았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음료)를 섞어 마시는 일종의 칵테일이다. 위스키 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지만 다양한 맛과 향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RTD 하이볼은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CU가 2022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출시한 RTD 하이볼 어프어프 하이볼 2종(레몬토닉·얼그레이)은 최근 누적 판매량 380만개를 넘어섰다. 홈플러스가 2022년 7월 대형 유통채널 최초로 선보인 RTD 타입의 캔 하이볼은 지난달 누적 판매 100만 캔을 돌파했다. 주류 업계가 RTD 하이볼을 올해의 주요 제품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주류 업계는 RTD 하이볼이 '저도수의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맞춘 제품이라고 분석한다. 알코올 도수가 5~9도 정도로 맥주(4~6도)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향 등을 첨가해 알코올 냄새를 더욱 줄였다. 지난해 말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처음처럼×솔의눈'은 도수가 6도, CU 어프어프 하이볼은 9도 정도다.



다양한 맛과 편의성도 강점으로 손꼽힌다. RTD 하이볼은 캔 제품으로 제조·유통되고 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수제맥주 유행과 같이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맛을 즐기려는 취향이 반영된 영향이다. 위스키와 소주 등 증류주를 넘어 전통주까지 RTD 하이볼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장수가 '얼그레이주'와 보해양조 '매실 하이볼'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2024년 주류 시장의 주인공, RTD 하이볼
주류 업계는 하이볼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고, RTD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5일 실적발표(IR)에서 "리오프닝과 급격한 소비형태 변화에 따라 와인과 수제맥주 매출이 급감하고 하이볼 판매가 증가했다"며 "소주 처음처럼을 기반으로 한 RTD 하이볼 뿐 아니라 4분기 내 위스키 하이볼 신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동향조사업체 NIQ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40명 중 58%가 '하이볼 인기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볼을 찾는 이유로는 △상쾌한 맛(47%) △낮은 도수(21%) △새로운 브랜드 출시(18%) △판촉 행사(12%) 등을 꼽았다. NIQ는 하이볼 매출의 93%가 소비자가 외식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류 시장의 위스키 수급 문제도 RTD 하이볼의 인기를 뒷받침 한다. 위스키 수요 증가로 수입 원액 가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위스키 가격 인상으로 병 단위로 구매하는 수요가 줄어들었고 공급 업체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따라서 위스키를 희석해서 판매하는 하이볼의 수익성이 더 낫다는 설명이다.

한편 RTD 하이볼의 인기가 빠르게 식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수제맥주와 프리미엄 증류주, 전통주 등이 주목을 받았으나, 위스키로 유행이 옮겨가면서 빠르게 인기가 식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RTD 하이볼이 시장의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희석주의 인기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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