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파크' 이어 '위시'까지 인수...구영배의 '밑그림' 나왔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4.02.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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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큐텐 제공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큐텐 제공


큐텐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를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인수한다. 큐텐이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①G마켓 팔고 큐텐 설립...해외시장 '성장성' 본 구영배
큐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기업 '콘텍스트로직(ContextLogic)'이 운영하는 글로벌 서비스 '위시(Wish)'의 포괄적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G마켓 성공 신화를 쓴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는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티메파크)를 인수한데 이어 위시까지 품에 안게 됐다. 티메파크를 통해 확보한 다양한 한국 상품이 해외로 진출(역직구)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티메파크에 이은 큐텐의 위시 인수 배경에는 구 대표의 미래 구상이 담겨 있다. 구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G마켓을 과감하게 팔고 해외 직구 시장에 눈을 돌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글로벌 직구플랫폼 큐텐을 설립했다. 당시에 이미 직구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0조원 수준이고 그 중 해외 직구 규모는 6조원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 세계 직구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커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②'티메파크' 인수...한국상품 '경쟁력' 본 구영배
'티메파크' 이어 '위시'까지 인수...구영배의 '밑그림' 나왔다
구 대표는 2010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할 때 국내 시장에서 e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으나, 10년간의 겸업 금지 기한이 끝나자 2022년 티몬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인터파크와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하고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3위(2022년 기준 12.74%)의 11번가 인수까지 타진했다. 지난해 한차례 협상이 결렬됐으나 최근들어 다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당시 구 대표의 행보를 두고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을 네이버-쿠팡-큐텐으로 재편하려는 '천하삼분지대계' 구상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구 대표의 목표는 국내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음이 이번 위시 인수를 통해 드러났다는 평가다. e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는 얼마나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느냐다. 구 대표가 이른바 '티메파크'를 인수한데 이어 11번가 인수까지 시도한 이유는 K-컬쳐의 성장과 함께 한국 상품의 세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티메파크와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이 21.1%까지 높아져 쿠팡까지 제치고 네이버에 이은 e커머스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상품확보도 더 수월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③글로벌 e커머스 '위시' 인수...아시아에서 미국·유럽까지 시장 확대
구 대표가 글로벌 e커머스 '위시'도 인수한 것은 아시아 중심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큐텐의 시장을 전 세계로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 큐텐은 현재 중국과 인도,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중이다. 물류계열사 큐익스프레스는 11개국, 19개 지역에 물류 거점을 두고 있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으로 현재 전세계 200여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위시는 8000만개가 넘는 종류의 상품을 판매, 배송하고 있으며, 매월 100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포함한 44개국에 통합 물류 솔루션 바탕의 4자 물류(4PL)를, 16개국에는 3자 물류(3PL)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 대표는 "이번 인수로 큐텐과 위시는 전세계 제조, 유통사와 판매자 및 구매자들에게 진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포괄적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이라는 목표 달성에 한층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판매자, 제품의 해외 진출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며 "큐텐 그룹의 궁극적 목표인 전 세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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