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폭락, 한국인들 또 당했다"…홍콩 주식 쓸어 담은 까닭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2.1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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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 2차례 폭락에 주가 만신창이…3개월간 85.06% 하락
국내 투자자 폭발적 매수, 키즈테크·EJH이어 또 당해

최근 3개월간 항익홀딩스(Hangyick Holdings) 주가 추이.최근 3개월간 항익홀딩스(Hangyick Holdings) 주가 추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항익홀딩스의 1주당 가격은 10원이다. 원래도 소수점 주식이었지만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두 차례 걸친 폭락으로 주가가 휴지 조각이 됐다. 호재도 악재도 없었지만 국내 투자자의 불꽃 같은 매수세가 몰린 직후 주가는 이틀씩 두 차례에 걸쳐 대폭 빠졌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중화권 주식이 폭락하는 일이 이어진다. 유명인을 사칭하는 해외 주식 리딩방에서 추천하는 종목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이 주로 먹잇감이 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 후에도 별다른 피해 복구 방법이 없다며 매수를 이어간다.



지난 8일 홍콩 증시에서 항익홀딩스(HK:1894)는 전일 대비 1.59% 오른 0.064홍콩달러(약 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 반년 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9월에는 일주일간 3배 가까이 뛰었고,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이틀에 걸쳐 각각 44.54%, 77.91%씩 빠졌다. 3개월간 하락률은 85.06%에 이른다.

그 사이엔 국내 투자자의 폭발적 매수세가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항익홀딩스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홍콩 주식 순위에서 12월에는 7위(약 70억7042만원), 1월에는 10위(약 44억4321만원)를 차지했다. 두달간 샤오미, 메이투안, 바이두 등 쟁쟁한 테크 기업을 제쳤다.



국내 투자자의 매수금액은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두달간 매수 규모는 115억원으로 항익홀딩스의 시가총액(이날 기준 약 80억원)을 뛰어넘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증권사 대표 등 유명인을 사칭한 광고를 통해 들어간 리딩방에서 투자를 권유해 주식을 매수했다고 주장한다.

그 외엔 항익홀딩스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항익홀딩스는 1993년 홍콩에 설립된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최근 반년간 특별한 호재도 악재도 없었고 실적도 평범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항익홀딩스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6%, 영업이익은 3.55% 각각 줄었다.

"-85% 폭락, 한국인들 또 당했다"…홍콩 주식 쓸어 담은 까닭
이전에도 국내 투자자 매수세가 몰린 해외 주식이 급락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27일 홍콩 증시 상장사인 키즈테크홀딩스의 주가가 하루 만에 90% 폭락했다. 지난달 3일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중국 기업 이홈하우스홀딩스(EJH)가 61.25%, 19일부터 20일에는 홍콩 증시 상장사인 중보신재그룹의 주가가 85.47% 각각 빠졌다. 한 번 내려간 주가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항익홀딩스, 키즈테크홀딩스, EJH, 중보신재그룹 모두 이날까지 폭락 이전의 주가를 되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는 여전히 매수세를 보인다. 최근 한달간(1월7일~2월6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홍콩 주식은 중보신재그룹이다. 매수 규모는 약 191억원에 이른다. 이달 기준 항익홀딩스도 홍콩 주식 순매수 상위 3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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