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차 놓칠라"…美주식 역대급 매수, 3~4배 올랐어도 추매[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2.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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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AI(인공지능) 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증시에서 역대급 순매수를 나타냈다.

한 주간 순매수 규모가 5억달러를 넘어 섰으며 2주간 순매수 규모는 9억5000만달러, 한화로 1조26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주가가 많이 떨어진 테슬라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AI 수혜주에 뒤늦게 올라타는 과감한 베팅도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주에는 엔비디아에 대한 순매수 규모가 테슬라를 2배 이상 압도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편으로 서학개미들은 AI 수혜주라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폭등하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발빠른 모습도 보였다.

"AI 열차 놓칠라"…美주식 역대급 매수, 3~4배 올랐어도 추매[서학픽]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결제일 기준 2월5~9일) 미국 증시에서 5억3479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최소 2022년 이후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직전주(1월24~30일)의 4억1639만달러와 합하면 2주간 9억5000만달러가 넘는 역대급 순매수 규모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는 6주째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 1월24일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지난 6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14억210만달러(결제일 기준 1월5일~2월9일)를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역대급 순매수를 나타낸 지난 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가량 올랐다. 하지만 이후 2월7~9일 3일간은 상승폭이 S&P500지수가 1.5%, 나스닥지수가 2.4%로 확대됐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가 올들어 지난 1월30일까지 26.8% 급등했음에도 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 1억5223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오는 2월2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며 상승 질주하는 엔비디아에 올라탄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엔비디아 순매수는 3주째다.

최근 메타 플랫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Arm 등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수십 퍼센트(%)씩 폭등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주가가 올랐어도 실적 발표 전에 매수하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베팅이 현재까지는 유효해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1월31일 이후 2월9일까지 14.9% 급등했기 때문이다.

"AI 열차 놓칠라"…美주식 역대급 매수, 3~4배 올랐어도 추매[서학픽]
테슬라처럼 엔비디아에 대한 투기적 매수 움직임도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1.5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가 처음으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NVDL은 215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의 이 같은 엔비디아 매수는 테슬라를 압도하는 것이다. 지난 1월31일~2월6일 사이에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7376만달러로 순매수 상위 2위를 차지했지만 규모는 엔비디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에 대한 순매수 규모도 1859만달러로 NVDL보다 적었다.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1월26일 180달러대로 떨어진 뒤 180~190달러선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그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알파벳 클래스A를 6802만달러 대거 순매수한 점도 눈에 띈다. 직전주에 알파벳 클래스A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207만달러에 불과했었다.

지난 1월30일 실적 발표 다음날 주가가 7.5% 급락한데다 AI 관련주 중에서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판단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 클래스A는 1월31일 140.1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2월9일까지 7거래일 연속 6.4% 올랐다.

AI 붐에 힘입어 반도체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ICE 반도체지수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6378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도 2549만달러 순매수됐다. 대형 기술주가 너무 올랐다는 판단에 따라 조정을 기대한 베팅이다.

순매수 상위 5위에는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일라이 릴리가 올랐다. 순매수 규모는 3611만달러였다. 1월31일부터 2월5일 실적 발표 전까지 3100만달러, 실적 발표 당일인 6일에 500만달러가량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일라이 릴리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그간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에 실적 발표 당일에는 0.2% 약세 마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7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재개했다.

순매수 상위 6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3546만달러 순매수했다. 6주째 순매수 행진이다.

AI 칩이 탑재된 서버를 만드는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를 2283만달러 순매수한 점도 주목된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주가가 이미 지난해 1월3일 이후 3.4배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월30일까지 80%가량 뛰었다.

그럼에도 서학개미들은 급등하는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에 뒤늦게 탑승했고 주가는 1월31일 이후 2월9일까지 44.3% 추가 급등햇다.

현재까지 단기적으론 급등한 엔비디아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를 추격 매수한 서학개미들이 높은 수익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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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1월31일~2월6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684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순매도 2위는 메타 플랫폼으로 2461만달러 순매도됐다. 아마존과 메타 모두 지난 2월1일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도 164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는데 2월5일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로 6일 주가가 30.8% 폭등하자 대거 차익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팔란티어는 2월6일 하루 순매도 규모가 2700만달러를 넘어섰다. 1월31일부터 2월5일까지는 1100만달러가량 순매수였다.

AI 낙관론이 반도체 낙관론으로 이어지며 ICE 반도체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1648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대형 기술주들로 구성된 ETF에 대한 차익 실현은 계속됐다. 빅테크주 중심으로 10개 기술주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U)이 1418만달러,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가 1041만달러 순매도됐다.

AI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3주째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애플도 574만달러로 규모가 줄긴 했지만 순매도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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