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받는 사람'이 행복한 민생금융을 생각할 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2.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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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전 나흘간 187만명의 자영업자에게 총 1조3587억원의 이자 환급(캐시백)이 진행됐다. 1인당 평균 73만원.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1422억원의 캐시백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이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둔 은행권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고객을 위해 이익의 일부(추정 연간 순이익의 10%)를 내놓은 것은 바람직하다. 은행권에서도 민생금융지원 의미와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환급을 너무 서둘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직접적인 금융 지원에서 누군가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배제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논란도 필연적이다.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공정한 원칙과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1년간 4% 초과 이자 납부액의 90%(환급률)를 돌려주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은행별로 환급을 진행하다 보니 적자이거나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은행은 환급률 기준을 맞출 수가 없었다. 이자 캐시백을 아예 지급하지 못한 은행도 있고, 환급률이 절반도 안 된 은행도 있다.

더 높은 금리의 대출을 쓰고, 형편이 더 어려워도 단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은행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자영업자는 캐시백에서 차별받았다. 대형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해 지방은행을 찾는 자영업자가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클 것이다.

일부 은행도 얼굴을 붉혔다. 다른 은행처럼 환급을 해주고 싶으나 은행권이 공통으로 정한 기준 이상을 내놓을 수는 없다. 문자 안내에서 환급률 부분을 빼거나 홈페이지에 환급률을 올렸다가 내린 은행도 있다. 좋은 일에 돈을 쓰고도 욕을 먹는 것이 부담돼서다.


민생금융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돈을 주는 사람 관점에서 설계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막대한 이익을 낸 몇몇 은행의 사회 환원만을 쫓다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은행권도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 같은 캐시백은 일회성으로 끝나야 한다. '받는 사람' 중심의 금융지원을 생각해야 한다.

[기자수첩]'받는 사람'이 행복한 민생금융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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