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1.6조원 발행하는 LG엔솔…어디 투자하나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2.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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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예측서 5.6조 매수 주문…'역대 최대"
연초 효과+2차전지 기대감…LG엔솔 실적도 탄탄
혼다·현대차 등과 북미시장 겨냥 합작법인 투자

2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를 발행해 1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폭발적 수요에 힘입어 규모를 당초 계획의 2배로 확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달하는 자금을 글로벌 설비 투자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회사채 1.6조원 발행하는 LG엔솔…어디 투자하나


LG에너지솔루션 (381,500원 ▼2,000 -0.52%)은 회사채 발행 금액을 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7일 진행한 총 8000억원(2년물 1200억원·3년물 3600억원·5년물 2400억원·7년물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영향이다. 2012년 국내에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 규모를 증액 최대 한도인 1조6000억원까지 확대했다. 이 역시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몰리는 '연초 효과'에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조7455억원, 2조16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8%, 78.2% 증가했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경쟁사인 삼성SDI가 영업이익 감소, SK온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이 탄탄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2차전지 산업의 성장이 필연적이라는 인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752Gwh이던 글로벌 2차전지 수요는 2030년 3561Gwh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25% 성장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자금조달 과정에서 "전방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2차전지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며 "2차전지 수요의 성장은 전기차의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현재는 전기차가 2차전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 모집하는 자금을 글로벌 설비 투자에 쓸 계획이다. 당초 원재료인 양극재 구매에 1600억원, 합작법인 신규 투자에 6400억원 투자를 계획했는데, 발행 금액을 2배로 확대하면서 이 역시 늘렸다. 현재는 양극재 구매 3200억원, 합작법인 투자 1조2800억원을 예정했다. 합작법인 투자 몫은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JV(합작법인·법인명 넥스트스타 에너지), 혼다 JV(L-H배터리 컴퍼니), 현대차그룹 JV(LGES-HMG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세 곳 모두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은 북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북미는 아직 다른 지역 대비 전기차 등 침투가 낮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또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 대중국 2차전지 제재 강화 등으로 투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1조7881억원, 미국 오하이오에 있는 L-H배터리 컴퍼니에 2조4012억원, 미국 조지아에 있는 LGES-HMG 배터리에 1조4657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2022~2023년부터 3~5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금집행 계획의 실질적 투자 금액, 시기는 협의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법인별로 투자금은 넥스트스타 에너지 1조2090억원, L-H배터리 컴퍼니 1조8856억원, LGES-HMG 배터리 1조4657억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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