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발, 의사들 집단행동 본격화…의료계 폭풍전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2.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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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을 2000명 더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진=뉴스1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을 2000명 더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진=뉴스1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키로 한 것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온라인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집단행동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공의는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레지던트다. 중환자 진료나 야간·휴일 응급환자 진료, 수술 보조 등을 맡는 경우가 많아 의료계의 파업 등 집단행동 영향력을 좌우한다.



앞서 대전협이 지난 5일 전국 수련병원 140여곳 소속 전공의 1만여 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면 파업 등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대전협 요청에 따라 총파업 참여 찬반 투표를 진행한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총파업 참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병원은 전공의 대표가 없어 대전협 요청에 따라 지난 6일부터 임상과별, 교실별(의대 내 연구·교육·진료를 하는 조직단위)로 파업 참여 여부를 논의해왔다. '빅5'의 전공의 규모는 각 500명 안팎이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2000명은 너무 지나쳤다"며 "의료인력 수급추계 위원회 등을 설치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의사 인력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의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16개 시도 의사회는 오는 15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9일 강경파에 가까운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한 데 이어 대정부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비대위원장 선출을 맡겨 비대위원장을 선출했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협회장도 유고인 상태에서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면서 "특히 의료계 미래인 의대생과 전공의 보호는 의협 회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설 연휴가 끝나고 바로 비대위 발대식을 가질 방침이다. 오는 1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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