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고 신재인이 7일 대구상원고 체력단련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유신고 신재인. /사진제공=유신고 야구부
한 프로팀 스카우트 A가 신재인(17·유신고)의 1학년 시절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KBO 통산 95홈런을 쏘아 올리며 지금도 천재 타자라 불리는 강백호지만, 서울고 시절의 강백호는 조금 더 특별했다.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타자로는 10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투수로는 시속 150㎞가 훌쩍 넘는 공을 가볍게 뿌리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다. 그런 강백호였기에 스카우트 A도 신재인의 재능을 빗대면서도 조심스럽게 '감히'라는 단어를 붙였다.
지난 7일 유신고와 대구 상원고의 윈터리그 경기에서 만난 KBO 구단 스카우트 B도 의견을 같이했다. 스카우트 B 역시 "확실히 신재인은 1학년 때부터 눈에 띄는 선수였다. 콘택트 커버리지, 즉 칠 수 있는 면적이 넓어서 웬만한 공에도 안타를 만들 줄 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고 외야 전방위적으로 공을 보낼 줄 알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유신고 신재인(노란색 원)이 7일 대구 상원고와 윈터리그 경기에서 볼을 골라내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유신고 신재인. /사진제공=유신고 야구부
타격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훌리오 로드리게스(24), 수비에서는 공격형 유격수의 상징 데릭 지터(50)의 영상을 참고했다. 두 사람 모두 우타자에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5툴 플레이어라 불린 선수. 신재인도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견실한 파워, 강한 어깨 그리고 강타자치고 나쁘지 않은 주력(홈에서 1루까지 4.34~4.4초)을 갖췄다. 신재인 자신도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고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공을) 맞히는 데는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유격수보단 3루수를 목표로 했다. 수비가 1순위인 미들 인필더(유격수, 2루수)보다 3루수는 자신의 강점인 타격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어서다. 유신고 선배이자 KBO리그 대표 3루수 최정(37·SSG 랜더스)의 존재도 무시할 순 없었다. 신재인은 "송구에도 자신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3루수에 매력을 느낀다. 3루는 수비보다 타격이 조금 더 중요한 포지션이고, 타격에 집중하는 것이 내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겨울 신재인은 힘을 조금 더 늘리고 수비에 안정감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부단히 노력한 덕분에 키가 183㎝에서 185㎝로 컸고, 체중도 77㎏에서 80㎏로 늘었지만, 목표한 것보단 아쉽다. 홍석무(39) 유신고 감독은 "(신)재인이는 엄청 차분한 선수다.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주문하면 수정이 빠르고 습득력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공에 파울 하나를 치면 다음에 같은 공이 왔을 때 안타를 만든다. 그만큼 대처 능력이 좋다"고 장점을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보단 힘이 더 붙어야 좋은데 쉽지 않다. 겨우내 신경 쓴 것 같은데 생각보단 근육이 붙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습 경기 포함해 홈런을 8~9개 정도 쳤는데 지금은 키가 크고 체중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타격 밸런스에도 영향이 있다.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안 좋긴 한데 스스로 이겨 내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유신고 신재인(왼쪽)과 오재원이 7일 대구상원고전을 마치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에 "(오)재원이는 자신감이 항상 넘치는 거 같아 살짝 낮춰야 할 때도 있지 않나 싶다"고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받아친 신재인은 "안 좋아질 때 확 안 좋아지는 느낌이 있어서 꾸준하게 타격감을 유지할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최근 몇 년 새 마운드가 강점이었던 유신고는 올해는 타선도 매력적인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재인은 그런 유신고 타선에서 확실히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다. 그는 "중·고등학교 거치면서 아직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경기 전후로 스트레칭을 신경 써서 자주 한다. 올해도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뛰는 것이 제일 큰 목표"라면서 "올해 모든 전국 대회에 나가고 싶다. 그러려면 주말리그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다 보면 분위기가 오르니까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