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써도 못 막는다…600만명 감염시킨 이 성병, 태아도 위험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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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하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콘돔 써도 못 막는다…600만명 감염시킨 이 성병, 태아도 위험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0만 명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흔한 성병이 매독이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병한다.

매독 초기인 1기 매독에서 통증 없이 성기 주변 피부에 매화꽃과 닮은 병변이 나타나는데, 그래서 매독(梅毒)이라 이름 지어졌다. 매독은 매우 서서히 진행하는데, 심장·관절·중추신경계 등 모든 장기에 침범할 수 있고 감염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매독의 감염 원인 1순위는 성관계다. 1기 또는 2기 매독 환자가 성관계를 가지면 파트너의 60% 이상은 매독에 걸린다. 하지만 꼭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매독균에 감염된 부위를 밀접 접촉하거나 수혈 등 감염자의 혈액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다. 감염된 산모의 태아도 감염될 수 있다.

매독은 임상 경과에 따라 1~3기로 나뉜다. 성기 주변에 무통증 피부 병변(매화꽃 모양)이 있는 게 1기 매독, 전신에 발진이 생긴 게 2기 매독이다. 이를 방치하면 중추신경계로 매독균이 침범하는 3기 매독으로 진행한다.



1기 매독의 경우 10~30일간 잠복했다가 성기 주변에 통증 없는 궤양을 만든다. 2기 매독은 혈액에 세균이 들어있는 상태 즉, 균혈증으로 진행한다. 몸에 열이 나고 손바닥·발바닥과 전신에 발진이 생긴다. 관절통이나 급성 뇌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2기 매독 환자의 40%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1·2기 매독을 방치하면 3명 중 1명은 3기 매독으로 진행한다. 3기 매독은 수십 년에 걸쳐 진행하는데 대혈관 축소, 신경 매독, 고무종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매독은 페니실린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1기, 2기, 초기 잠복매독의 경우 페니실린 근육주사를 한 번 맞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 후기 잠복매독인 경우 중추신경계 침범이 없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페니실린을 주사하는 치료법을 3주 동안 시행한다. 매독에 걸린 남성이 콘돔을 착용하고 성관계를 가져도 감염을 100% 막을 수는 없다. 1·2기 매독 증상이 있다면 파트너 감염을 막기 위해 성관계를 아예 갖지 않는 게 권고된다.

도움말=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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