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침체 직격타 맞은 패션업계...각양각색 활로찾기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2.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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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 직격타 맞은 패션업계...각양각색 활로찾기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 경기가 위축되자 지난해 내수를 중심으로한 의류 브랜드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팬데믹 기간 의류 시장이 호황을 맞았던 데 대한 기저 효과 영향도 컸다. 내수 산업에서 위기를 겪은 의류 브랜드들은 올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스포츠웨어 사업 등을 확장해 매출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를 중심으로한 의류 브랜드사들의 매출액이 1년 전 대비 많게는 10% 중후반대까지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3543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으로 1년 전 대비 각각 12.8%, 57.7% 감소했다. 한섬도 지난해 매출 1조5289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0.9%, 40.3% 줄어든 수치다. LF도 패션부문뿐 아니라 부동산, 식품 사업부가 포함된 연결 실적이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3.45% 줄어든 1조9007억원, 영업이익은 66.38% 줄어든 622억원을 기록했다. 고물가 기조로 옷값이 비싸진 데다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에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실적 선방에 성공한 회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늘어난 1940억원, 매출액은 2.5% 늘어난 2조510억원을 기록했다. 불황형 소비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제조와 유통 일원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결과다.



연초지만 올해 역시 소비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의류 시장을 보는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의류 브랜드들은 실적 회복을 위해 활로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한섬은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타임·시스템 등 대표 브랜드들의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지난 2019년부터 파리패션위크에 11회 연속 참가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왔다. 타임도 지난해 7월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라인인 '더 타임(THE TIME)'을 론칭했다. LF도 올해 주력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회사의 대표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와 남성복 브랜드인 '마에스트로'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추가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애슬레저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스포츠웨어 사업을 강화한다. 다양한 레저 활동을 추구하는 이른바 '레저 노마드족(유목민)'이 늘어나면서 애슬레저 브랜드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데 따른 것이다. 그 중심은 골프웨어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제이린드버그'다. 제이린드버그는 최근 테니스와 스키 등에서 스포츠웨어를 선보이며 영역을 넓혀왔고 최근에는 아웃도어 컬렉션까지 확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부터 골프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매출도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며 "골프사업은 재고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올해부터 수익성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윤이 높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키우고 패션부문에선 추가로 브랜드를 확보해 라이선스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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