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에 비치된 제주의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안내문/사진=박광범 기자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렸던 터라 일정을 수정해 미술관을 찾았다는 김수인씨(31)는 "대학 졸업 후 해마다 제주를 찾고 있는데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랐다"며 "답례품 외에 관광지 할인혜택도 준다고 하니 다음에는 제주에 고향사랑기부를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제주의 전략이 통했다. 제주는 고액기부의 경우 1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큰 반면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려는 소액기부는 재기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애초부터 소액기부 유치에 집중하는 전략을 짰다.
'대한민국 제1의 관광도시'라는 이점도 활용했다. 제주는 조례 개정을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고향사랑 기부자들에 '탐나는 제주패스'라는 이름의 기부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 패스가 있으면 제주의 공영관광지를 무료 혹은 반값에 이용·관람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에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30~4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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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답례품 선호를 보면 제주 지역 특산품이 역시나 인기를 끌었다. 제주 노지감귤이 총 1692건(4074만원)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돼지고기 '제주도니세트'(1358건, 4074만원)가 뒤를 이었다.
돼지고기 답례품을 공급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탐라인의 고덕훈 대표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기 전인 2022년 8월부터 준비를 착실히 했다"고 설명했다.
탐라인은 축산 가공품 JQ(Jeju Quality) 인증 1호와 축산물품질평가원 공정관리 제주도 1호 가게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상급 등급 돼지고기만 유통하고 있다는 고 대표는 "기부라는 좋은 일을 하고 품질 떨어지는 답례품 때문에 기부자가 마음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탐라인은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패키지도 바꾸고 2년째 R&D(연구개발) 진행 중인 제주용암해수로 염지한 제주흑돼지 하몽도 상품화 해 답례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체 운영 역량, 지역자원 활용도, 상품 경쟁력, 마케팅 능력과 고객 관리 등 엄격한 심사를 통해 답례품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며 "또 답례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의사항과 민원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덕훈 탐라인 대표/사진=박광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