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이어트는 알약, 주사로?…국내 제약사도 '임상 시작'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2.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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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귀찮은 운동, 식단 조절 대신 알약이나 주사로 간편하게 살을 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노보노디스크가 만든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없어서 못 구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약' 임상시험에 돌입하고 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273,500원 ▼4,000 -1.44%), 동아에스티 (62,800원 ▼700 -1.10%), 일동제약 (12,910원 0.00%) 등 국내 주요 제약회사가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만에 대한 시각이 개인의 노력이 아닌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바뀌면서 국내 비만약 개발 경쟁도 활발해졌다.



비만 치료제에 사용되는 것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다. GLP-1은 글루카곤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펩타이드 호르몬이다. 글루카곤은 혈액 속 포도당 수치(혈당)를 높이고 지방을 분해해 포도당 생성 속도를 조절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애초에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식욕 감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후 비만치료제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노보노디스크 시가총액을 5000억달러(약 66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효자 상품 위고비도 GLP-1 계열 의약품이다.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신약 개발에 가장 빨리 속도를 내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국내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에 참가할 첫 환자를 등록했다.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로 일주일에 한 번 주사로 맞으면 돼 '한국형 위고비'로 불린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종료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고 국내 상용화는 2026년 하반기에서 2027년 상반기쯤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미의 비만대사 프로젝트 'H.O.P'에서는 비만약 개발 트렌드에 따라 GLP-1 계열 먹는(경구용) 비만치료제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서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뉴로보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DA-1726은 옥시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한다. 식욕 억제, 인슐린 분비 촉진, 기초 대사량 증가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일동제약도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저분자 화합물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물질특허도 취득했다. ID110521156도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비만약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며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는 신약 승인 절차상 3~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업계는 미래 비만치료제의 트렌드는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병, 신장 질환 등의 발생률까지 감소시키는 이중·삼중작용제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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