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레고켐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 삼성바이오로직스, 키프라임리서치와 ADC 치료제 개발 협업을 위한 위탁개발(CDO) 및 영장류(NHP) 비임상시험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맞손은 레고켐바이오 존재감에 한층 무게감을 실어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ADC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 전반에 걸친 CDO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레고켐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업을 통해 그동안 해외에서 의존하던 ADC용 항체를 국내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키프라임리서치는 국내 1위 비임상 CRO인 바이오톡스텍의 자회사로 1170마리에 달하는 영장류 동시 수용이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글로벌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민간 기업 중엔 최초로 영장류 비임상 GLP 인증을 획득한 경쟁력이 강점이다.
ADC는 약물을 항체에 붙여 질병의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표적형 기술이다. 특히 항암 분야 선택적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 평균 15.2%씩 성장해 오는 2028년 198억달러(약 2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기술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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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와 손잡은 얀센은 물론 J&J, 사노피, 머크, 애브비, 길리어드, MSD, BMS 등이 최근 3년 내 20건 이상의 기술이전 및 지분 확보를 통해 ADC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1위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론자 역시 지난해 6월 ADC 개발사 시나픽스 인수를 발표하며 생산 역량 강화에 힘을 실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둔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적극적인 ADC 시장 대응에 나섰다. 연내 준공을 목표로 ADC 전용 시설을 구축 중이고, 지난해 4월엔 삼성물산과 함께 꾸린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스위스 ADC 전문 기업인 아라리스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 역시 관련 기술을 보유한 피노바이오와 협업을 통해 ADC 신약 공동개발에 나섰다.
레고켐바이오는 우호적 ADC 시장 환경 속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으며 추가 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인 진출 의지를 보이던 오리온이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새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했기 때문이다. 관계사 편입에도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등 경영진과 운영시스템은 유지해 안정적 운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 유증 대금 납입이 완료되는 내달 말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합쳐 약 7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술 고도화는 물론 자체 신약개발 집중 등 선순환 구조 구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회사는 현재 항암제 3종과 미공개 파이프라인 1종 등 4종의 초기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연말 또는 내년 초 모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우호적 환경 구축을 기반으로 연내 신약 후보물질 3개 도출을 시작으로 매년 최소 4개 신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