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싹쓸이한 가치투자 자산운용사들, 펀드 수익률 '대박'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2.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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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싹쓸이한 가치투자 자산운용사들, 펀드 수익률 '대박'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로 지주사를 대거 편입했던 고배당 가치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올라갔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선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시 수혜를 받을 펀드들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8일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1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권엔 고배당 지주사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가 많았다. 수익률 1위는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 C-S(에셋플러스알파로보 펀드)'로 10.59%의 성과를 냈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 펀드는 AI(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삼성에스디에스 (158,600원 ▲8,400 +5.59%)(9.22%), LG (78,900원 ▲1,000 +1.28%)(9.02%), 코오롱 (16,250원 ▲20 +0.12%)(6.88%), 동아쏘시오홀딩스 (112,300원 ▼1,700 -1.49%)(6.37%), 현대차 (249,500원 ▼500 -0.20%)(6.04%), 두산 (137,600원 ▲2,600 +1.93%)(4.29%), 삼성생명 (88,800원 ▲2,400 +2.78%)(4.07%), NH투자증권 (12,320원 ▲410 +3.44%)(3.88%) 순으로 편입 비중이 높았다. 대부분 저평가 지주사, 금융, 자동차주다. 1년 누적 수익률도 19.23%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 펀드 외 다른 펀드들도 저PBR로 주목받는 종목들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신영마라톤지주회사 C는 가치주 명가인 신영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로 가치주 위주의 주식에 집중 투자한다. 그중 지주사 비중이 상당히 높다. HD현대 (65,200원 0.00%)(4.27%),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4.17%),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3.99%), HL홀딩스 (33,250원 ▼100 -0.30%)(3.53%), SK (163,400원 ▲2,100 +1.30%)(2.91%), LG(2.83%) 등이다.



이 펀드는 영업력을 확장하고 매출액이 실제로 늘어나는 기업, 더 나아가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기업의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1세대 가치투자가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의 운용 철학이 녹아있는 대표 펀드이기도 하다.

허 대표는 "주가가 싸고 저평가된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기 힘들다"며 "우리나라 전체 성장률이 정체된다는 우려가 있어도 우량 기업들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고배당을 주는 우량 기업들에 투자하는 한화배당성장인덱스 C-A(10.55%), HDC알짜배당 C-C5(8.94%), 신영밸류고배당 C(6.43%), 신한Tops장기주택마련 C-C(5.97%)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도 수익률이 좋았다. 트러스톤ESG지배구조레벌업 A 펀드는 주주 행동주의를 실천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2021년 내놓은 펀드로 최근 1달간 수익률은 9.51%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재무적 지표로 나타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개선 노력이 부족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편입한 국내 주식 종목으론 BYC (38,000원 ▼750 -1.94%)(10.11%), LF (15,300원 ▲150 +0.99%)(8.95%), 태광산업 (650,000원 ▼1,000 -0.15%)(8.74%), 동화약품 (8,700원 ▼40 -0.46%)(7.83%), 한국알콜 (10,570원 ▼40 -0.38%)(6.8%), CJ (122,000원 ▼500 -0.41%)(6.41%), 키움증권 (132,100원 ▲3,400 +2.64%)(6.21%), 고려아연 (454,500원 ▲2,000 +0.44%)(5.04%), 삼성카드 (38,350원 ▲500 +1.32%)(4.74%) 등이다. 이중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행동주의를 했던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태하 트러스톤자산운용 매니저는 "투자자들의 행동주의 활동 증가, 주식시장 선진화를 고려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직접 주주활동을 펼치는 종목뿐 아니라 주식시장 내·외부의 노력으로 지배구조, 주주환원 정책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의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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