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손가락 빨겠네"…中 연금펀드 -27% 찍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2.1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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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고 손가락 빨겠네"…中 연금펀드 -27% 찍었다


중국 시장이 휘청거리자 국내 퇴직연금 투자자들도 곡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로 이뤄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대부분 -20%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의 회복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금을 지키면서 수익을 내야만 하는 퇴직연금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8일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대부분의 국내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KCGI차이나 -27.71% △다올중국1등주 -27.66%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 -27.39% △KB연금중국본토A주 -27.25% △미래에셋연금중국본토 -25.95% 등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가 고꾸라지며 나타난 결과다. 지난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5.2%로 목표치 5% 안팎을 달성했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 기업 부실 등이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계속해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2006년 초 11%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분기 62%까지 확대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2022년 이후 리오프닝(경기재개)에도 실물 경기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식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가 수면 위로 떠올라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로의 전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 증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1월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H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6.3%, 10.6% 하락하며 2016년 이후 최악의 출발로 기록됐다. 중국 정부의 증시 안정화 조치가 잇달아 나오며 반등하는 듯 싶었으나 부동산 위기가 불거지며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다른 증권상품들도 수익률이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중국 증시 주요 지수 혹은 세부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들도 하락했다.

지난 7일 기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7,815원 ▲230 +3.03%) ETF는 1년간 45.66% 하락했다. 이 ETF는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 기업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중국 시장 침체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외에 TIGER 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 (5,660원 ▲40 +0.71%)(-40.88%), ACE 차이나항셍테크 (5,495원 ▲315 +6.08%)(-24.79%}, KBSTAR 중국MSCI China(H) (7,470원 ▲140 +1.91%)(-25.31%) 등도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현재 중국 증시가 저점이라 판단해 뭉칫돈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중국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548억원 늘어났다. 인도, 베트남 등 주요 신흥국 펀드 유입액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아직 회복되기 이르다고 판단한다. 최근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그룹인 '헝다'에 대해 최종 청산명령을 내리는 등 중국 부동산·금융 시장 위기가 여전한 상황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헝다 청산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나 추후 파산 우려가 커지게 되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 춘절을 앞두고 지급준비율 인하 실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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