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낀 테슬라 모델Y '낭패'…현기차, '보조금 혜택' 우위에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02.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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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Y.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테슬라 모델Y.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으로 국산 전기차가 수입 전기차에 비해 보조금 혜택을 더 받게 된다. 배터리 성능, 주행거리 등에 따라 보조금에 차등을 두는 방식이어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완성차업체는 보조금이 준다.

6일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고 배터리 성능이 높은 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더 주는 게 핵심이다. 500㎞ 초과 주행 시엔 성능보조금 100%를 주고 주행거리 400~500km 사이는 10km 줄어들 때마다 2만8000원, 400km 미만은 10km당 6만원이 차감된다.



완성차업계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쓰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가 보조금을 받는 데 더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NCM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고, 에너지 밀도도 떨어진다.

현대차 아이오닉5·6, 기아 EV6는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보조금을 최대치로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 가격대 모델이 있다. 아이오닉6는 최장 주행거리가 500㎞를 넘어 달라진 기준에도 영향이 없다. EV6와 아이오닉5의 최장 주행거리는 각각 475km, 458km로 보조금이 소폭 깎이지만 LFP 배터리가 탑재된 차보다는 덜하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 중 제일 많이 팔린 테슬라의 중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 모델Y가 대표적이다. 테슬라는 모델Y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을 낮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격, 주행거리 모두에서 보조금 기준에 걸린다. 모델Y의 최대 주행거리는 350km로 성능보조금이 90만원 깎이고 차량가격은 5699만원으로 올해 기준을 웃돈다. 5500만원에서 8500만원 미만의 경우 50%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모델Y의 가격을 5500만원 밑으로 내릴 것으로 관측한다.

보조금 지급 여부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셈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저가형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셈이라 전기차 대중화가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발표된 방향을 살펴보면 미국·유럽처럼 노골적으로 국내 업체를 밀어주는 건 아니다"면서도 "NCM 배터리 생산이 주력이 국내 배터리 업체와 그 배터리를 쓰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그 기준에 충족되는 사항이 더 많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수입 자동차 제작사별 구체적인 보조금 산정은 개편안이 최종 확정된 이후 판가름난다. 환경부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보조금 개편안 내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보조금 산정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취합할 예정이다. 이후 전기차보조금 업무처리지침과 차종별 국비보조금을 이르면 2월 3주차에 확정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행정예고를 마친 후 관련 자료를 취합해 구체적인 차종별 지급 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각 차종별로 보조금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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