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헬스 "엔데믹도 못꺾은 경쟁력…연속혈당측정기·디지털헬스도 자신"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2.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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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바이오 IPO 주자로 나서는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 인터뷰
美 대규모 수주 앞세워 엔데믹 속 최대실적…기존 사업 수익성 개선 위해 자동화·현지화 속도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가 주력 제품이었지만 엔데믹에도 성장세가 꺾이진 않았습니다. 이런 흐름을 신사업에서도 이어나갈 것입니다."(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둔 오상헬스케어가 한층 강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신·구 사업 시너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대부분의 매출을 구성 중인 이 회사는 엔데믹 이후 진단업계 실적 급감 속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동안 자금도 축적돼 있고,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게되면 기업의 신뢰도가 올라가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속혈당측정기와 이와 연계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는 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자가혈당측정기로 대표되는 생화학 진단 중심의 매출 구조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분자·면역진단 중심으로 변화됐다"며 "이를 통해 축적한 재원과 공모자금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AI를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1996년 설립 이후 생화학 진단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다. 오상헬스케어 역시 코로나19 시기 관련 진단제품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며 2019년 573억원이던 매출액이 이듬해 258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엔데믹 여파에 주저앉은 진단업계 실적에도 3분기까지 3412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차별화 된 행보를 보였다. 2022년 말 미국 정부를 상대로 1억개의 자가진단키트 수주에 성공한 것이 동력이다.

홍승억 대표는 "의료기기는 제품을 떠나 각국 의료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구조라 사업 초기부터 현지 맞춤형 전략과 유통망 구축에 힘을 실어왔다"며 "1990년대말 러시아를 시작으로 약 100개국, 140개 거래처에 진출했고, 2003년 국내사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개인용 혈당측정기 승인을 받는 등 축적된 성과가 결국 진단키트 대규모 수주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상헬스케어의 해외 성과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FDA 산하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진단 키트의 승인을 앞둔 상태다. 이달 승인이 이뤄지는대로 현지 소매시장에 즉시 진입하는 동시에 기존 관계를 바탕으로 정부기관과의 협력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핵심 경쟁력으로 꼽은 현지화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 대표는 "1억개 규모 자가진단키트를 미국에 납품하고 나서 현지에서 추전받은 것이 미국 공장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사업적 연속성은 물론, 다른 분야까지 진출하는데도 탄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이미 현지에 법인을 보유한데다, 위탁공장까진 확보해 현지 생산자체는 가능한 상태지만, 자체 시설 구축을 통해 향후 나올 신제품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2개국의 현지화 생산시설도 구축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코로나19 기간 확보한 재원을 대거 투입해 현지화와 자동화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에서다. 현지화 국가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한편,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브라질에선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등 현지 특화 모기매개감염병 진단키트에 힘을 싣는다.

새 먹거리 '연속혈당측정기' 시장 진출도 속도…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연계 통한 에코시스템 구축 목표

경기도 안양 소재 오상헬스케어 사옥 전경경기도 안양 소재 오상헬스케어 사옥 전경
신규 동력 확보도 동시 공략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요성이 높아진 현장진단기기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진단 영역에서 형광면역시스템(항원-항체반응을 통해 다양한 질병의 마커를 측정), 분자진단에서 현장분자진단 시스템을 동시 개발 중이다.

또 하나의 핵심 동력은 연속혈당측정기다. 기존 방식과 달리 채혈이 필요없는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 환자 뿐만 아니라 일상의 건강관리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센서를 통한 앱과의 연동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다. 다만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2028년 20조원에 달하는 시장 전망에도 애보트와 덱스콤, 메드트로닉스 등 소수 글로벌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상태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17년부터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업체와 협력해 공동개발을 논의 중이며, 향후 제품의 무대가 될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확보를 위해 다수 업체와 서비스 제공 역시 논의 중이다. 이르면 내년 말 국내허가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홍 대표는 "연속혈당측정기는 단순히 혈당측정의 기능을 넘어서 향후 질병 예방 및 다른 만성질환과 연계된 가장 핵심적인 생체신호기기"라며 "단순 제품 개발을 떠나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플랫폼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헬스케어의 향후 사업 계획은 오는 15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화 되는 IPO 일정과 맞물려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다만 회사가 이번 공모를 통해 모집하는 자금은 1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자체 보유한 1500억원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홍 대표가 이번 IPO가 신규 사업을 위해 부족한 자금 조달이 아닌 글로벌 무대에서의 신뢰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배경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는 기업 입장에서 상장사라는 것은 더 큰 신뢰를 심어줄 수 있고, 신사업과 현지화 추진을 위한 파트너십에도 핵심 동력이 된다"며 "회사는 일찌감치 미래상황에 대한 전략적 대비를 통해 같은 진단업계가 엔데믹 이후 위기를 겪은 가운데 실적으로 경쟁력을 증명했다. 해당 성과를 이끈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선택은 향후 진행할 신사업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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