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8059조원' 미국 시총, 전세계 50% 육박…빅테크 잡은 중국 10%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2.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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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로 전 세계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가 전 세계 시총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증시 비중은 1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과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경기 둔화에 발목 잡힌 가운데 미국이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앞서나간 결과로 풀이된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자료 제공업체 퀵팩트셋 자료를 종합해 미국 기업의 시총 합계가 2월2일(현지시간) 기준 51조달러(약 6경8059조원)로 세계 시총의 48.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만 1.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03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는 경기 불안을 배경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시총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 6월 약 20%였던 데서 반토막이 났다. 미국과 중국의 시총 격차는 2001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로 벌어진 상태다.

시총 상위 기업들 수에서도 미·중 간 차이가 커지고 있다. 세계 시총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은 236개로 3년 전에 비해 15% 증가했지만, 중국은 35개로 동기간 60%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런 차이가 주로 미국과 중국 '기술 공룡'들의 명암이 엇갈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경우 중국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큰 기대를 받으며 2020년 세계 시총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각각 26위, 61위에 머무른다.

/사진=니혼게이자이/사진=니혼게이자이
기업들의 성장 격차를 부추기는 건 각기 다른 경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고용 시장을 바탕으로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반면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2020년 알리바바를 비롯한 기술 기업에 독과점 조사를 벌이는 등 수년 동안 빅테크 길들이기를 진행한 것 역시 중국 기술 기업들의 고속 성장에 찬물을 뿌렸다.

미래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AI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미국 증시로의 자본 쏠림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 반도체를 거의 독점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경우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미국 시총 순위 5위로 올라섰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중국 접근을 차단했고, 그 결과 중국 기업들은 AI 반도체를 자유롭게 구할 수 없어 경쟁에서 불리해지고 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지만 미국은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을 설득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도 막고 있다.

중국의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건 인도와 일본이다. 인도의 경우 세계 시총 500위에 드는 기업이 21개로 지난 3년 사이 두 배 늘었다. 인구 증가와 소득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영 인도생명보험공사(LIC) 등 내수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일본은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와 주주 친화 정책 등을 배경으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시총 점유율은 하락세를 멈췄다. 일본 최대 기업 토요타는 지난해에만 32% 넘게 주가가 오르는 등 5일 기준 TSMC, 삼성전자, 텐센트, 마오타이에 이어 아시아 기업 시총 5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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