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의 'HMM 품기' 오늘 분수령…막판 타결까지 넘을 허들 '둘'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2.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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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자료사진./사진=뉴스1(HMM제공)HMM자료사진./사진=뉴스1(HMM제공)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15,080원 ▲230 +1.55%)(옛 현대상선) 매각을 위한 2차 협상이 6일 종료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 그룹(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이 세부 조건을 두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추가 연장될 것이란 전망과 하림 측이 그동안 요구했던 인수 조건들을 상당 부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6일 식품·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 협상 결과가 이날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하림 측과 매각 측은 지난달 23일까지 협상을 마무리 하기로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주간 연장한 상태다. 마감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으나 양측은 여전히 세부 사항에 대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 산은 29.2%+해진공 28.7%)다. 하림 측은 6조4000억원을 제안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림 측(하림지주·하림·팬오션)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1조6000억원에 팬오션 유상증자(3조원)와 인수금융(2조원)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과 하림측은 그동안 주주간 계약에 담을 조항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 왔다. 주주 간 계약에는 HMM의 현금배당 제한과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이중 막판까지 조율되지 않고 있는 것은 5년간 지분 매각 금지 조항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 측이 6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JKL파트너스에 대해선 5년간 지분 매각 금지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엑시트할 수 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JKL은 2015년 하림과 팬오션을 인수했을 때도 2년 뒤 팬오션 지분 5.08%를 블록딜(일괄매각)로 처분했었다.

매각 측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도 문제다. 매각 측이 보유한 영구채를 내년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해진공의 HMM 지분은 32.8%로 하림의 38.9%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림측의 HMM에서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이 감소하게 돼 사실상 인수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하림 측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주식전환을 늦춰 달라고 요구해 왔다.

매각협상이 한차례 더 연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막판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림 측이 요구했던 조건들을 철회하고 매각 측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하림 측이 주장하고 있는 요건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림 측이 HMM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단기간의 '경영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해원노조)은 하림 측의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고, 해운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HMM해원노조는 이날 인수 협상 결과에 따라 오는 7일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 등 쟁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HMM해원노조는 육상노조와 함께 HMM 인수 계약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와 매각 금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전정근 HMM해원노조 위원장은 "시간만 지난다고 해서 결론이 내려지긴 어려운 문제고,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호 HMM육상노동조합 위원장도 "정상정인 자금조달 계획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 측과 매각 측은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하림 측은 인수 협상에 대해 "NDA(비밀유지계약)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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