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2라인 전경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 인력 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인력 수요가 공급을 앞선 탓에 두 회사 간 경력 채용이 수시로 일어나면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2030년 국내 반도체 산업 인력이 약 5만6000여명 모자랄 것이라고 추산한다.
특히 격려금이 직원들을 동요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적자를 내면서 성과급이 0원으로 책정됐지만, 격려금은 달랐다. SK하이닉스가 직원들에게 격려금 200만원과 자사주 15주(지난달 23일 종가 14만800원 기준 211만원 상당)를 주기로 한 반면 삼성전자는 격려금도 아예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SK하이닉스로 가겠네",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선 "삼성전자에서 또 오겠네"라는 말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11월 중순 SK하이닉스의 진급 심사 결과 발표 바로 전날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재 채용 공고가 올라오기도 했다. D램 업계 최선단 미세공정인 12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급 1b공정과 차세대 공정인 1c 공정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선발한다는 내용이었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공고 시점을 보고) 진급 심사에서 떨어지면 삼성전자로 오라는 뜻이 아닌가 하고 받아들였다"며 "몇몇은 삼성전자로부터 2000만원 이상의 연봉 인상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인력 이동은 기술 유출 위험성을 높이고, 또 불필요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잦은 이직에 두 회사 엔지니어들간 연줄이 겹치고 이어지면서 "두 회사가 다른 회사 같으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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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유출을 막으려면 결국 반도체 인력을 키워내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수도권 반도체학과 정원 증원,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발급 간소화 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달말 국민의힘과 반도체산업협회가 개최한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반도체 학과, 특성화대학원 설립 등 여러 방식으로 인재 확보 노력이 이뤄지야 하고 해외 인재 유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