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국 기상관측위성으로 촬영된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사진. 거대한 수증기 구름이 미국 서부 해안에 접근 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로이터=뉴스1
캘리포니아, 폭우로 비상사태 선포…그래미는 그대로 진행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에 강풍, 폭우가 몰아쳐 90만 세대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 전력 공급업체 퍼시픽 가스앤일렉트릭은 100만 세대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비바람으로 인해 복구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산타바바라 등 일부 지역 학교는 이날 휴교를 결정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수해 복구 인력이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를 치우고 있다./로이터=뉴스1
캘리포니아 우기 만드는 수증기 덩어리이번 폭우의 원인은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로 불리는 대기의 강이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 열대 지역 상공에서 형성돼 400~600km 넓이로 퍼진 거대한 수증기 덩어리를 가리킨다.
이 덩어리가 머금고 있는 수증기는 평균적으로 미시시피 강 하구에 흐르는 수량과 맞먹는다. 덩어리가 크게 형성될 때는 수증기 양이 평소의 15배까지 불어난다고 한다. 대기의 강이 하와이 제도 상공에서 형성되면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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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증기 덩어리가 겨울 북미 서부까지 날아와 육지에 올라서면 우기가 시작된다. 캘리포니아는 보통 11월부터 3월까지가 우기인데,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일일 강수량이 5인치(127mm)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12월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공항에 일일 강수량 2.6인치(66mm)의 비가 내려 1945년에 기록된 최고치(2.51인치, 63mm)를 갈아치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치는 상당한 양이다.
기후변화 못 막으면 수해 이재민 수백만, 경제손실 1조 달러
파인애플 익스프레스가 접근 중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볼리나스 만 인근에서 한 여성이 길을 걷고 있다./로이터=뉴스1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 폭우가 해마다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것. 지구온난화로 인해 건기와 우기의 강수량 격차가 더 심해지고, 우기에 대기의 강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대학 소속 기상학자 다니엘 스웨인 박사는 2022년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공동연구논문에서 캘리포니아에서 200년에 한 번 일어날 정도의 대홍수가 발생할 확률이 향후 683%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 탄소배출량이 2060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이로 인해 수백만 이재민이 발생하고, 인프라가 붕괴해 1조 달러(1333조원)의 경제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