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의 비전 프로 사용 후기. /사진=WSJ 갈무리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 직전 많은 외신이 장문의 사용 후기를 쏟아냈다. IT 전문지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CNBC·WP(워싱턴포스트)·WSJ(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나 주요 외신들까지도 24시간 이상 체험기를 작성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30분 넘는 영상과 GIF 이미지까지 동원됐다.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기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대중의 이해를 최대한 돕기 위함이다. AR(증강현실)처럼 바깥 모습을 볼 수 있는 '패스스루'나 손·시선 트래킹(추적) 기능 등 신기술에 대한 놀라움은 있었다. 하지만 대중화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화면 해상도 등 디스플레이에 대한 호평도 쏟아졌다. 미 IT 전문지 씨넷은 "비전 프로의 킬러 앱은 영화관 수준의 몰입도를 제공하는 영상 재생 앱이다"고 극찬했다. CNBC도 "영화를 보는 게 정말 좋았다"며 "특히 NBA(미 프로농구) 앱으로 한 번에 4개의 경기를 감상했는데, 메인 경기는 가운데 놓고 다른 경기는 양옆에 두고 번갈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했다.
무게·발열·배터리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특히 부정적인 평이 많았다. 특히 선으로 연결된 외부 배터리 팩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WP는 아이폰보다 무거운 배터리를 별도로 연결해 사용해야 하는데, 이 배터리 지속시간이 2시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버지는 "비전 프로 하나가 12.9인치짜리 아이패드 프로와 무게가 맞먹는다"며 "내장 배터리를 포함한 메타의 퀘스트3보다도 훨씬 무겁다"고 했다.
부족한 콘텐츠도 문제다. CNBC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뿐만 아니라 우버이츠·도어대시·아마존·구글 앱도 없고, 디아블로 이모탈·원신 등 인기 게임이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도 없다"고 했다. 더버지는 비전 프로의 생태계가 "외롭다"고 까지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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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싸다"는 씨넷의 평가처럼 비전 프로는 아직 3500달러(약 460만원)의 가치를 주지 못한다는 게 외신의 최종 평가다. WSJ은 "비전 프로를 쓰면 3D 영화에서처럼 생생하게 하와이 화산 입구를 볼 수 있다"면서도 "앱 개발자나 애플의 열성팬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하와이 화산에 직접 여행을 가는데 3500달러를 쓸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