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이곳으로 옮기자"…日 개미들, 中 팔고 ○○ 샀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2.03 08:03
글자크기

블룸버그 집계 일본 개인투자자 신흥국 투자현황 분석…
세계 최대 순채권국 일본 자금 대이동, 한국주식도 늘려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BSE) /로이터=뉴스1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BSE) /로이터=뉴스1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팔고 인도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과 한국 주식 투자 비중도 크게 늘렸다.

2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에 투자한 규모는 지난 2022년 2조530억엔(약 18조5400억원)에서 2023년 2조8685억엔(약 25조9000억원)으로 1년새 40%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인도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이어져 지난달 일본 내 인도 주식형 투자신탁의 총 자산은 11%(2370억엔·2조140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중국을 대체할 신흥국 투자처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어 세계 최대 순채권국인 일본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도쿄 UBS 수미신탁자산운용의 아오키 다이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는 "인도가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끌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며 "개별 기업보다는 인도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는 일본 투자자들의 신흥국 보유주식 중 가장 큰 폭으로 비중이 늘었다. 인도 니프티50 지수는 지난달 현지 통화 기준 보합세였으나 일본 통화의 하락세로 엔화 기준 평가 가치는 4.2% 상승했다.

"돈 이곳으로 옮기자"…日 개미들, 中 팔고 ○○ 샀다
인도 다음으로는 대만과 한국의 주식을 많이 사들였다. 일본 투자자들의 대만 주식 보유 규모는 2022년 1조2600억엔(11조3400억원)에서 2023년 1조7140억엔(15조5000억원)으로, 한국 주식의 경우 2022년 1조2620억엔(11조4000억원)에서 2023년 1조5990억엔(14조45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주식 투자 규모도 늘렸다.

반면 중국 주식 보유비중은 줄이고 있다. 2022년 1조2330억엔(11조1200억원)이던 중국 주식 비중은 2023년 8050억엔(7조2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일본의 국제 투자 포지션 자료가 다루는 14개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일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빼는 배경에는 부동산 거품 붕괴, 디플레이션(전반적인 물가수준 장기간 하락), 증시 약세 등이 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항셍지수는 지난달 엔화 기준으로 각각 3.5%, 5.7% 하락했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2025년 2분기까지 평균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중국은 같은 기간 5% 미만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유엔의 인구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인도의 인구가 17% 증가하는 반면 중국 인구는 7.9% 감소할 전망이다. 인도의 인구 수는 이미 지난해 중국을 추월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