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정치적 고향'에서도 트럼프에 두 자릿수 밀렸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02.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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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서 트럼프 지지율 58%…"헤일리, 친민주당 유권자 노려야"

정지윤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를 찾은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모습./로이터=뉴스1정지윤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를 찾은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모습./로이터=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연거푸 패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가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패색이 짙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워싱턴포스트(WP), 몬머스대학이 발표한 공화당 경선 합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8%로, 헤일리 전 대사(32%)보다 2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6~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경선 유권자 81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WP와 몬머스대가 지난해 9월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6%, 헤일리 전 대사 지지율은 18%였다. 지난해 콜로라도, 메인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1년 1월 국회 폭동 사건 주도 혐의를 이유로 대선 출마를 제한하려 하는 등 악재가 있었으나 지지율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이민 △경제 △외교 △낙태 등 4개 분야 정책에서 누가 더 높은 신임을 받느냐를 묻는 항목이 있었는데, 모든 항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자릿수 우위를 보였다. 이민 정책이 40%포인트로 격차가 가장 컸고, 경제, 외교는 각각 39%포인트, 25%포인트였다. 낙태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신임도는 35%로 헤일리 전 대사보다 11%포인트 높았다.



패트릭 머레이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친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민주당 경선에만 참여하겠다고 한 유권자들은 이번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이 유권자들이 이번주 민주당 경선 대신 공화당 경선에 대거 참여한다고 하면 헤일리 전 대사가 격차를 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선 경선은 당원과 일반 유권자 모두 투표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신 민주당, 공화당 경선 양쪽 모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오는 3일, 공화당 프라이머리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머레이 소장은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2위로 마무리하더라도 큰 힘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 7개 선거구 전체에서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50명을 전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확보한 숫자는 17명.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미시간, 앨러바마와 함께 오는 3월5일 캘리포니아 경선 전까지 공화당 대선 레이스 판세를 가를 중요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3개 주가 배정받은 선거인단 수는 각각 50명, 55명, 50명으로 3월5일 전까지 경선이 진행되는 미주 중 가장 많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인 데다 주지사까지 역임했던 헤일리 전 대사는 이곳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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