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몬스터, 명확한 의도에 비로소 보이는 매력들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2.01 17:03
글자크기

1일 가창력 돋보이는 신곡 '스턱 인 더 미들' 발매!

/사진=YG/사진=YG


베이비 몬스터가 새 싱글을 발매했다. 데뷔곡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것저것 눌러 담았던 데뷔곡과 달리 이번에는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YG와 베이비몬스터의 의도한 하나의 목표가 명확하게 읽힌다. 바로 멤버들의 보컬을 보여주는 것이다. 명확한 의도를 알게 되니 자연스레 매력도 돋보인다.

베이비몬스터는 1일 0시 신곡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을 발매했다. 지난해 11월 데뷔곡 '배터 업'(BATTER UP) 이후 3개월 만의 신곡이다. '스턱 인 더 미들'은 미니멀한 악기 구성과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팝 발라드 장르의 노래다. 처음 마주하는 사랑이라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소속사 YG는 "'스턱 인 더 미들'은 베이비몬스터 멤버들의 보컬 역량에 대한 확신을 심는 곡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발표한 적 없는 스타일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YG의 말처럼 '스턱 인 더 미들'은 힙합 장르의 데뷔곡 '배터 업'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졌다. YG 전체로 확장해도 이런 장르의 곡을 내세운 그룹은 없었다.

/사진=YG/사진=YG


음악적인 장르를 떠나,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데뷔곡인 '배터 업'은 너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YG 아티스트라는 정체성, 선배 아티스들이 성공했던 패턴, 최신 유행한다는 저지 클럽, 흥겨움을 유도하기 위한 엔딩 파트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꽉꽉 눌려있었다. 그러니 베이비 몬스터만의 강점이 도드라지지 못하는 역효과가 났다. 데뷔 과정을 겪어온 팬들은 멤버들의 강점을 알았지만 이들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스턱 인 더 미들'은 보여주려는 지점이 명확하다. 그들의 설명처럼 보컬을 강조한다. '배터 업'에 비하면 한층 미니멀한 비트는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처음 마주하는 사랑에 대한 혼란스러움이라는 감정도 특별할 건 없지만, 무난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배터 업'의 난해한 가사가 듣는 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면 영어곡인 '스턱인 더 미들'은 멤버들의 보컬적 역량에 집중하게 만든다. 가사 궁금해 찾아봐도 난해한 감정은 들지 않는다.

정신없이 휘몰아쳤던 '배터 업'과 달리 4분 이상의 길이 역시 멤버들의 강점을 드러내게 한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멤버들의 목소리는 베이비몬스터 멤버들이 가진 역량이 무엇인지, 또 팀으로서 이들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사진=YG/사진=YG
아쉬움이 남는 부분을 꼽자면 음악이 아닌 발매 시점이다. '스턱 인 더 미들'은 분명 멤버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이지만, 이를 통해 활동을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특히나 '스턱 인 더 미들'은 4월 아현의 합류와 함께 발매되는 미니앨범의 선공개곡이다. 앨범 발매 두 달 전에 신곡이 발매되는 셈인데 이러한 긴 텀의 전략은 대중들에게 하나의 흐름이 아닌 별개의 이벤트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잘 돼도 4월까지 파급력이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부진하더라도 만회하기 위한 반전은 두 달 동안 기다려야 한다.

'스턱 인 더 미들'은 공개와 동시에 8개국에서 아이튠즈 송 차트 1위를 석권했고, 뮤직비디오 조회수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기세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다음 노래는 4월에나 만나볼 수 있다. 비로소 그들의 의도를 보여준 베이비 몬스터가 다음에는 어떤 의도의 음악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