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동맹…합병비율 불만에 '좌초'?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4.01.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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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핀시아 합병안, 핀시아 보유자 합병비율 불만
클레이튼-핀시아 1대 148, 핀시아 측 강성 반대
합병무산시 아시아 최대 플랫폼 태동 좌초 우려

'1.2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동맹…합병비율 불만에 '좌초'?


이틀 후(2월 2일) 다가왔던 클레이튼-핀시아 합병 투표 마감일자가 오는 15일로 연기됐다. 합병 비율에 대한 불만을 가진 핀시아 보유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를 진화할 필요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재단과 핀시아재단은 지난 26일부터 진행된 합병안 투표를 이날 일시 중단하고 내달 1~7일 추가 설명기간을 가진 후 8~15일 다시 투표를 진행한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자회사였던 크러스트유니버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클레이(KLAY)라는 가상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는 카카오에서 완전히 계열이 분리됐다. 핀시아는 지난해 3월 네이버 관계사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설립한 핀시아재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클레이튼-핀시아의 플랫폼 통합 방침은 이달 중순 전격 공개됐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6억9500만달러(약 9276억원), 약 2억150만달러(약 2690억원)다. 두 플랫폼의 합병은 기존 코인을 통폐합한 후 새로운 통합코인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클레이-핀시아 합병으로 탄생하게 되는 새 블록체인 플랫폼 통합코인의 가치는 약 1조2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통틀어 이만한 규모의 합병은 전례없는 일이라는 게 블록체인 업계의 평가다.



양 플랫폼의 합병으로 최대 2억5000만명에 이르는 디지털 지갑 잠재 이용자 접점을 활용하는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2억5000만명'은 두 메인넷의 초기 개발사인 카카오, 라인의 아시아 주요국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합산한 규모다. 또 카카오와 라인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웹3.0 자산 승계·연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두 메인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던 약 420개 웹3.0 기반 서비스와 45곳 이상 거버넌스 운영 회원사가 새로운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끈다는 상징성도 기대됐다.

'1.2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동맹…합병비율 불만에 '좌초'?
문제는 합병비율 때문에 불거졌다. 클레이 1개당 1개의 통합코인이 부여되고, 핀시아 1개당 148개의 통합코인이 부여되는 1대148 비율이 당초 계획이었다. 핀시아 보유자 쪽에서 주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30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클레이튼 쪽에서는 224개의 총 투표권 수 중 26개(11.6%)의 투표가 이뤄졌는데, 모두 합병안 찬성표였다. 핀시아 쪽에서는 투표 참여자 7% 수준이었고, 대부분 '강한 반대'(No with Veto) 표를 던졌다. 투표하지 않은 이들이 많지만, 핀시아 쪽 반대표로 합병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당초 합병안이 나온 직후부터 핀시아 커뮤니티에서는 합병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클레이튼에 비해 시총 규모가 작지만 클레이튼은 이미 수년이 지난 플랫폼인 반면 핀시아는 상대적으로 출범 초기의 플랫폼인 만큼 성장 잠재력이 더 크고, 그만큼 더 높은 합병비율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클레이튼-핀시아 재단 측은 합병 성사를 위해 핀시아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보상 정책을 추가했다. 핀시아를 스테이킹(예치)한 참여자들에게 총 8000만개에 이르는 통합코인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여전히 합병비율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 같은 보상책에도 불구하고 핀시아 보유자 커뮤니티의 반대는 공고했다. 이에 클레이튼-핀시아 재단 측은 투표 일정을 중단시킨 후 추가 설명을 진행한 후 후속 투표 일정을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편 투표 일정이 중단되며 클레이튼-핀시아 시가는 요동을 치고 있다. 투표 초기 280원대를 기록하던 클레이 가격은 현재 250원대로 11% 가량 빠졌고 핀시아 역시 3만8700원대에서 3만5300원대로 9% 가량 하락했다. 합병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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