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남양유업 최대주주로…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1.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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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남양유업 최대주주로…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이달 초 대법원의 확정판결 이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침묵이 길어지자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지분 양수대금을 입금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랐다. 한앤코가 지분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 개편 등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홍원식 회장 외 3인에서 한앤코19호 유한회사로 전날 변경됐다. 한앤코는 지분 양수대금 3100억원을 입금해 주식 37만8938주(지분율 52.63%)을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한앤코가 이번 대금 지급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회장은 지난 4일 대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고 전날 최대주주 변경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현재까지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앤코의 입금 뒤 홍 회장이 실제 주식을 양도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앤코가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해야 경영 업무 등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지분 인수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자 압박의 의미로 대금을 지급했단 것이다. 한앤코는 대법원 선고 당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 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 임직원과 함께 경영 개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앤코, 남양유업 최대주주로…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최대주주가 된 한앤코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연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지고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22년 매출 9646억원, 영업손실 8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80억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앤코는 답보 상태에 머무른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등 경영 안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우유업계가 단백질, 성인 영양식, 식물성 음료 등을 개발하며 우유 시장 위축에 대응하는 반면 남양유업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경쟁 업체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사명 변경 △백미당 매각 △신사업 투자 △구조조정 △비상장사 전환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남양유업 소액주주 모임은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남양유업 정상화를 서둘러 달라"며 "적자 누적인 브랜드 '건강한 사람들', '백미당' 등 사업 정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의 지분을 넘기는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오는 3월 예정된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다음 달 중으로 임시 주총을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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