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최대주주 반대매매 '물량 폭탄'…'폭락' 울상 짓는 투자자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1.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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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간 엔케이맥스·씨씨에스 주가 추이.최근 한 달간 엔케이맥스·씨씨에스 주가 추이.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엔케이맥스 (2,020원 ▲176 +9.54%)는 지난 30일 반대매매로 박상우 대표가 최대주주에서 물러났다는 공시를 내놨다. 47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을 위해 반대매매가 이뤄지며 박 대표의 지분은 12.94%(1072만6418주)에서 0.01%(5418주)가 됐다. 한순간에 최대주주가 소액 투자자나 다름없게 된 셈이다.



엔케이맥스의 주가는 최근 한달여간 가파른 하락세를 그려왔다. 주가는 지난달 20일 1만2000원대에서 지난 30일 3000원대가 됐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으로 주담대 담보 비율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대매매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 하락세엔 가속도가 붙었고, 이튿날 주가는 29.89% 급락했다.

#충북방송 씨씨에스 (3,330원 0.00%)도 지난 30일 최대주주가 바뀌었다는 공시를 내놨다. 주담대 반대매매가 이뤄지며 최대주주 컨텐츠하우스210의 지분이 8.65%(484만5670주)에서 0.8%(44만5670주)가 돼서다. 당시 씨씨에스는 과학기술정통부로부터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받으며 주가가 29.96% 떨어진 상황이었다. 반대매매 소식에 31일에도 주가는 12.95% 내렸다.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이 리스크 요인으로 불거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약세로 개별 기업의 주가가 내리면서 담보 비율 하락으로 담보 지분이 반대매매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주가 하락으로 최대주주 보유 지분이 시장에 쏟아지면 변동성이 커지고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어 일반 투자자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주식담보대출의 담보 물량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달 엔케이맥스, 씨씨에스에 사례 이전에 지난해 11월에는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 (3,635원 ▼70 -1.89%)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재진 대표가 200억원 규모의 주담대 만기 연장을 거절당하며 담보 지분이 반대매매됐다.

이오플로우의 주가는 지난해 11월16일 김 대표의 지분 104억원 어치(66만4097주)에 대한 반대매매가 이뤄지며 25.94% 급락했다. 12월8일에도 김 대표 지분 200만주가 장내 매도되면서 28.71% 하락했다. 이후로도 이오플로우 주가는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첫 반대매매 일자부터 이날까지 84%대 급락했다.


신약 개발 업체 보로노이 (30,300원 ▼1,350 -4.27%)도 최대주주 김현태 대표가 주담대 250억원을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김 대표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유상증자 신주로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강제 반대매매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4일 보로노이 주가는 장중 12%대 급락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주가는 17%대 내렸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반대매매로 장내매도됐다는 공시가 나오면 주가는 폭락한다. 주가 폭락으로 일어난 반대매매가 또 다른 폭락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최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 소식이 알려지기 전날부터 이날까지 씨씨에스와 엔케이맥스의 주가도 각각 39%대, 31%대 떨어졌다.

주담대 계약이 꾸준히 체결되면서 시장에는 수많은 기업의 반대매매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10월31일~1월3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계약 체결 공시(만기 연장 포함)는 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약세가 이어지는 이상 리스크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가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많이 하락해 주담대 담보 지분 가치가 증거금률을 하회하면서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기업의 주가에는 미래 가치가 많이 반영돼 있는데 경기도 좋지 않고 매출도 나오지 않다 보니 기업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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