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업종에 투자된 금액은 8844억원으로 전년 1조1058억원 대비 20.0% 감소했다. 4년 만에 1조원대 아래로 투자금이 줄어든 것이다.
당초 2015년 한미약품의 대형 기술수출로 투자업계에서 주목받은 바이오업종은 지속 성장할 차세대 산업으로 부각됐다. 코로나19 펜데믹과 맞물리며 기대감이 커졌고 투자금도 늘었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면서 2022년부터 고위험 투자 분야로 꼽혀 투자금이 급격히 감소했다. 상장했던 바이오기업의 불미스러운 상장폐지, 기대를 모았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실패, 횡령 사태 등으로 바이오업이 투자업계에서 신뢰를 잃은 영향도 있다.
이어 "그래도 고금리가 어느 정도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있어 바이오업종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올해 타 업종에 있는 오리온, OCI가 제약바이오업계에 투자를 했는데 그런 면에서 내년부터는 바이오업종 투자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M&A(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돼 엑시트 구조가 다양해지면 바이오업 생태계가 건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투자한다고 한 점도 바이오산업에 긍정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6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했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1분기에는 총 200억원가량이 투자되고 연간으로는 1000억원 정도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7년 12월까지 4년간 2600억원 이상을 바이오헬스 업종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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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에선 정부의 투자가 빨리, 더 큰 규모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K-바이오·백신 펀드도 조성까지 1년을 끌었는데 투자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며 "지난해 초에 더 큰 규모의 펀드를 빨리 만들어 투자했다면 임상시험에 성공하고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들이 투자를 받아 더 나은 성과를 냈을 텐데 투자가 끊기면서 임상을 중단하거나 주춤하게 된 회사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임상에 성공한 기술력 좋은 회사들이 더 큰 투자금이 필요했던 터라 더 어려웠던 경향이 있는데, 지금이라도 정부는 정책 펀드 규모를 더 늘리고 빨리 투자를 집행해 국내 바이오사들이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