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SAFA'(anti-Serum Albumin Fab-Associated technology,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 플랫폼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는 2022년 IPO 당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매년 1건 정도의 기술이전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을 기술이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개발 플랫폼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실적은 IPO 때 제시한 숫자와 차이가 크다. APB-R3의 기술이전이 지연되면서 2022년 매출액은 2억원에 그쳤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0원이다. 즉 2022~2023년 두 건의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으로 379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예고했지만 실제 매출 성과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사례는 비교적 먼 미래의 실적 추정도 아니고, IPO를 추진한 상장 첫해부터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 간 괴리가 크게 나타났단 점에서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공모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는 아니지만 상장 이후 IPO 때 예고한 실적과 실제 실적 간 차이가 커 주식시장에 충격을 안긴 파두 사태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물론 에이프릴바이오는 향후 예상되는 기술이전 거래를 염두에 두고 추정 실적을 제시했단 점에서 파두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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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는 APB-R3 기술이전을 위해 여러 해외 기업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성과를 내겠단 목표라고 설명했다. APB-R3는 SAFA 플랫폼에 인간 유래 '인터루킨18' 결합 단백질(IL-18BP)을 접합한 융합 단백질 치료제다. 현재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또 SAFA 플랫폼의 사업화를 위해 연구를 지속하며 향후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SAFA 플랫폼을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로 큰 주목을 받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이나 항암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ADC'(항체약물접합체) 등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이프릴바이오에 대해 "룬드벡에 기술이전한 APB-A1의 임상 1상이 지난해 완료됐는데 아직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충분한 수준의 혈중 반감기 연장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별한 안전성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APB-R3 임상 1상도 지난해 완료됐는데, 두 건의 임상 1상을 통해 SAFA 플랫폼이 인체에서 장기간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반감기 연장이 가능함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IPO 당시 APB-R3의 기술이전이 곧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연됐고, 해외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계약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에 더해 올 3분기 룬드벡이 APB-A1 임상 2상에 진입하면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이 유입되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AFA 플랫폼은 GLP-1이나 ADC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해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며 "APB-R3와 SAFA 플랫폼 개발 및 기술이전에 집중하면서 (2023년 기술이전할 것으로 예상한) APB-R4는 일단 연구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