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돌아온 들개' 김성태 "40년 중 가장 어려워…그래도 뒤집는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박상곤 기자 2024.01.3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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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소통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한동훈, 당정관계 수평적으로 펴고 있어, 용산도 부응해야"

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


"제가 이 지역에서만 3선을 하고 아이 키우고 40년을 지냈는데, 현재가 보수가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2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실재하는가'란 질문에 "지난 4년의 공백이 너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서울 강서을에서 제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지역구 선거마다 '불패 신화'를 쓴 그지만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후 지난 4년의 공백은 뼈아프다고 토로했다. 20대 총선에서 김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강서을에 입성했다. 그는 자신을 '엄동설한에 돌아온 들개'라고 표현했다.

그는 " 작년 9월에 총선 준비를 위해 당협위원장으로 다시 오자마자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치렀는데 그 결과로 우리 당뿐만 아니라 강서가 큰 데미지를 받았다"며 "지금은 강서가 서울에서 보수진영의 치명적 험지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12년간 닦아놓은 지역 기반은 무너졌다. 그는 "당내 지역구 관리가 소홀했던 면이 있다. 원래 민주당 강세지역인데 민주당이 텃밭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전략이 상당한 뿌리를 내렸다"며 "당협에서도 김성태가 빠진 4년이 너무 컸다고 한다. 불출마 후엔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 중앙위 의장으로서 조직 강화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분초를 아끼며 지역구 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지역의 무너진 당내 기반을 다시 세우는 중이다. 그는 지역구 관리의 비결을 묻자 "다른 거 없다. 겸손하게 낮추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이라며 "일례로 취약계층이 지역에 많은데 2009년에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을 만들었다. 제 별명이 '임대아파트'였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
그는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강서를 서남권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고, 마곡지구와 김포공항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09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개발지구였던 마곡지구의 첫 삽을 떴다"며 "오세훈 시장이 중간에 사퇴하고 박원순 시장이 들어서며 많은 변질이 이뤄졌다. 서울시 개발이익을 우선 추구하다 보니 오피스텔이 밀집되고 마곡 랜드마크가 될 워터프론트는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곡지구를 완성하고, 김포공항까지 연계해 교통과 서남권 경제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직정 당정관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정권 교체를 이루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국민의힘은 집권당의 면모를 갖추기보단 수직적 당정관계를 자인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민들 기대에 능력으로 부응하기보다 용산의 의지에만 충실한 수동적 당의 모습이 결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통해 수직적으로 보이던 당정관계가 수평적으로 펴지고 있다"며 "최근 한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갈등구조가 잠시 보인 부분도 집권당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 위원장의 인기가 총선 승리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정당 지지율보다도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중요하단 분석이다.

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김성태 강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인터뷰 /사진=이기범
김 전 원내대표는 "총선 자체는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이고 심판이다. 집권당은 국정운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며 "한 위원장에게서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펴려는 강단이 보이는데, 그렇다면 용산이 이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위원장 지지율 대비 정당 지지율 변화는 미미하다. 또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이랑 별 차이가 안 나기도 하는데, 작년 강서구청장 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에 함몰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정당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한 부분은 상당히 현혹시키는 마약 같은 존재인데 눈여겨볼 것은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국정지지도) 긍정·부정평가가 더블스코어다. 정권심판론과 안정론 중 뭐가 우세한지 그걸 잘 봐야 한다. 아직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솔직담백한 입장으로 이 사안에 대해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을 보여주면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이 밝힌 시스템 공천 룰에 대해선 "방향은 잘 잡았다고 본다"며 "당은 공정한 경선의 틀과 판만 깔아주고 결과는 지역 유권자가 판단하게 하면 우리가 선거를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어려움 속에서도 강서을 탈환을 약속했다. 그는 "과거에도 막판 뒤집기를 했었다"며 "아직 70일이 남았으니 한 위원장의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적 호감도가 높아지고 용산이 크게 변화한다면 수도권 위기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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