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 확장 가속도…존재감 커지는 항암 파이프라인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1.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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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술수출 주도한 CNS 타깃 그랩바디-B 이어 종양 타깃 '그랩바디-T' 성과 박차
ABL111·ABL503·ABL103 등 항암 물질 개발 속도…ADC 기술도입 물질 연구 본격화

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 확장 가속도…존재감 커지는 항암 파이프라인


에이비엘바이오 (24,800원 0.00%)가 플랫폼 기술 성과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 회사는 중추신경계(CNS) 타깃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ABL301)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하며 주목 받은 기업이다.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그랩바디T 등 항암 특화 플랫폼 파이프라인 역시 속도를 내며 전략적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30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내 항암 파이프라인 'ABL503'의 글로벌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와 'ABL111' 1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항암 분야에 특화된 '그랩바디T' 플랫폼이 적용된 물질이다.



그랩바디 플랫폼은 에이비엘바이오에 '이중항체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안긴 핵심 기술이다. 항원을 타깃하는 항체를 개발하는 단일항체 개념에서 한 발 나아가 또 하나의 항체를 추가한 이중항체로 보다 많은 항체가 항원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랩바디 플랫폼은 타깃 분야에 따라 △그랩바디-B(중추신경계) △그랩바디-T(종양) △그랩바디-I(면역조절제) 등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회사를 대표하는 기술은 그랩바디-B였다. 회사에 첫 대규모 기술수출을 안긴 ABL301에 적용된 플랫폼이다. ABL301은 지난 2022년 사노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해당 계약을 통해 단숨에 플랫폼 기술 강자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종양 타깃에 특화된 그랩바디-T 관련 파이프라인의 성과도 가시화 되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글로벌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한 ABL111이 대표적이다.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와 나스닥 상장사 아이맵이 공동 개발 중인 고형암 치료제다. 지난해 발표에서 ABL111의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한 1상 중간 결과를 포스터로 공개하며 '베스트 포스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발표는 그랩바디-T를 적용한 파이프라인의 첫 성과 공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같은해 11월 면역항암학회(SITC)를 통해 화학치료제, PD-1 치료제와의 3중 병용요법의 종양 살상 능력 강화 효과를 발표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연내 1상 완료를 목표 중이다.

그랩바디-T 적용 파이프라인의 성과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를 통해 ABL503의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ABL111과 마찬가지로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ABL503은 PD-L1과 4-1BB를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기존 PD-(L)1 치료제의 한계인 내성과 낮은 반응률을 개선한 것이 특징으로, 지난해 SITC을 통해 PD-1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이 보다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해 11월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국내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한 'ABL103' 역시 연구에 속도를 낸다. 해당 임상을 통해 ABL103 단독요법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고, 임상 2상의 권장 용량과 최대내성용량(MTD)을 결정하는 것이 목표다. 키트루다로 대표되는 PD-L1 기반 면역항암제의 내성과 불응성 극복이 가능한 신규 타깃(B7-H4)을 대상으로 해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큰 물질이다.

이밖에 항암 분야 대세로 떠오른 ADC 파이프라인 개발도 이어간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사인 시나픽스와 최대 3개의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 개발이 가능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단계별 마일스톤 및 로열티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다. 기존 ADC 치료제 및 후보물질들이 단일항체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강점인 이중항체 기술과의 시너지를 노린 전략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관련 파이프라인에 대한 내부 연구개발을 비공개로 진행 중"이라며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두 기업의 기술력이 만나는 만큼, 해당 분야를 주도할 수 있는 이중항체 ADC 치료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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