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로고. /사진=한온시스템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지난해 말부터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2022년에는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하락 우려가 나오면서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했다. 한온시스템은 이달 말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초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대내외 상황이 악화하면서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2021년 6월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인수한 한앤컴퍼니의 보유 지분은 50.5%로 2015년 2조7500억원에 사들였다. 한온시스템은 2019년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마그나의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몸값을 불렸다.
업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별개로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열관리 사업에 진출해 부품을 내재화하려는 경쟁업체의 움직임도 불안 요소다. 한온시스템은 히트펌프, 전동 컴프레서 등 차량 전반의 열관리(공조) 부문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글로벌 2위 업체다. 한온시스템이 보유한 차량 공조기술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지만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 작업에 탄력을 받으려면 수익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 침체 속에서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얼마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고객사 다변화와 성장이 그동안 목표였다면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글로벌 거점 등에서 최소 1000명 이상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물류비도 코로나 이전으로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